인생은 한 잔의 와인이며 함께 하는 진한 마음이다.

아득한 어른이 동화

by 김주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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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말끔하게 정돈된 바닷가 마을, 시공간의 여유가 느껴지고 휴양지처럼 편안함 을 주는 그곳 그리스식 멋진 주택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주민들이 함께 하는 공원에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갖가지 음식과 플래시 한 '음료와 꽃'의 어울림 어딜 가나 잔칫날은 모든 풍경이 비슷한가 보다. 대형 야외 스피커에선 '오리엔탈' 벨리 댄스 음악이 흘러나왔다. 마을 주민이 모여 이룬 듯 한 무대 위로 섹시하고 화려한 벨리 의상과 화장을 한 무희들이 각각 줄을 맞추어 사뿐사뿐 걸어 나오고 있었다.

빨강, 초록, 핑크, 흰색, 보라, 의상의 강력한 컬러 속에
벨리의 기초 동작인 '이집션' 발은 11자로 가슴을 펴고 어깨는 편안하게 배를 집어넣고 손가락을 잘 구부려 예쁜 포즈를 취했고 다닥다닥, 찰랑찰랑 코인 달린 힙 스카프를 흔들기도 하고 허리를 움직이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벨리댄스의 꽃' 떠는 동작 인 '슈 미슈 미'를 연결하며 발끝으로 츄츄 슈미, 힙슈미, 앞 슈미, 힙 서클, 가슴 서클, 팔과 팔꿈치가 뱀이 움직이듯 팔을 움직이는 스네이크 암 동작, 그리고 인어가 좋아하는 '마야 동작' 한쪽 골반씩 수직으로 위에서 아래로 반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벨리댄스의 맛에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드럼과 악기 소리에 맞추어 조용하면서도 강렬하게 절제되면서도 흥이 나는 춤추는 댄서들을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몸을 음악에 맡기고 있었다.

리듬터치가 최고인 벨리댄스 '배의 춤'이란 프랑스어를 번역한 것 에서 유래가 된 아름다운 선율의 벨리댄스 막연하게 그리움이 더해지는 지난날의 ‘향수’처럼 인어가 내민 기억의 조각이 되어 다가왔다. 바람은 인어의 아름다운 자태에서 흘러나오는 자연스러운 춤사위에 놀라움을 느끼며 함께 즐겼고 인어가 그리워하는 그 무언가에 대해 같이 더듬어 보기로 다시금 마음먹었다.

'댕댕댕' 작은 마을의 펼쳐진 무대가 끝을 알리는 듯했고, 각자 깔끔하게 뒷정리를 한 후 차를 타고 또는 걸어서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어두워지는 ‘외 가로등’ 무대 위로 인어는 향했다.
"바람아! 나의 모습을 좀 봐줄래?''
이집트 신비스러운 벨리 음악을 입으로 박자를 맞춰가듯 흥얼거리며 베일을 들고 날며 춤을 추듯 벨리댄스 황홀경에 흠뻑 빠져버린 인어의 모습, 바람이 보기엔 참으로 아름다웠지만 어쩐지 조금 가여웠다.
'인어가 어서 고향으로 가는 길을 찾았으면 좋겠어.'
바람은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고요한 밤이었다.

인어는 이 아름다운 자유를 만끽하게 해 준 감사에 대해 그냥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진주 한 알을 마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우체통 속에 넓은 풀잎 한 장을 떼어놓고
그위에 조심히 반짝이는 인어의 눈물에서 태어난 진주를 내려 두었고 바람과 인어는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그 시간을 공존했다.

바람이 아니었으면
인어가 없었더라면
혼자라는 외로움 속에
하루하루를 지냈을지 모를 일이다. 불어준 폭풍우 속에서 서로에게 기댄 따스한 날들에 감사를 해야 할 일 인가,

오늘은 그사이 분주한 사람들 몰래 바람의 힘으로 음식을 옮겼고 잔치 음식 같은 그곳 특유의 샐러드와 적포도주 와인을 한잔씩 마신 터라 '알딸딸' 편하게 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휘영청 밝은 달 아래에 서로에게 의지한 채로 쌀쌀해지는 밤의 공기를 조절하고자 인어와 바람은 둘의 체온 속으로 더욱 기대어만 갔다.


2018.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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