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서 살아가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김주영의 브런치 인문학 라디오 (10분 29초)

by 김주영 작가

나는 나를 나아지게 만들 수 있다.

사랑할 수도 미워할 수도 없을 때 인생은 빛난다.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아이들의 낭송

신사임당의 가치 있는 인생을 만드는 3가지 가르침

지성 김종원 작가의 글 출처

새벽 공기가 제법 차가워 어제의 기온과 다름을 느끼며 오늘은 토요일 아이들의 방학? 한 주간이 지나며 무엇을 해야 하나 잠시 근처 바닷가라도 다녀오면 좋을 까를 생각하다 보면 굳이 사람 많은 데를 가야 하나 라는 질문이 되돌아오고 아빠는 밤새 괜찮으셨을까 아직 약속한 적 없지만 여동생의 자유로운 몇 시간을 주고 싶어 다녀와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모두가 아빠 집으로 이동한 후 가지 못했던 엄마의 안부를 살피는 일이 떠오르며 아직은 내가 정한 게 없다. 앞으로 몇 시간 나에게 시간을 주며 내 마음과 생각이 닿는 대로 움직여 볼 생각이다.


어제는 아이들이 동네는 아니지만 그래도 집 근처에 위치한 카페 나들이를 하고 스파게티와 돈가스를 시켜 점심을 먹으며 자신들의 모습을 색다른 배경에 담아 카톡을 보내왔다. 이국적인 느낌과 음식들 그것도 좋지만 아이들이 담긴 사진이라서 더욱 반가웠다. 역시 아이들은 이 좋은 곳에서 공통된 주제가 하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엄마, 누나랑 무슨 생각했는지 아세요?”

“글쎄, 어떤 생각을 나눈 걸까?”

“엄마, 생각난다. 엄마랑 오고 싶다 였어요.”


아이들은 새로운 장소에서 맛있는 음식을 눈에 담으며 엄마라는 한 사람을 마음속에 그리고 있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내가. 다시 큰 아이에게 질문했다.

“이곳까지 가서 마음껏 즐기지.

둘이 함께 엄마 생각만 하고 있었네.

그래, 어떤 생각이 그렇게나 많이 떠올랐는데?”

“음, 엄마랑 함께 맛있는 거 먹고 싶다는 거

이 예쁜 곳을 엄마가 좋아할 것 같아 소개해 주고 싶다는 거 그리고 가장 큰 건 엄마도 사진을 멋지게 찍어주고 싶다는 그 마음이었어요”


사실 나는 이 얘기를 듣는 순간 아이의 마지막 말이 썩 기쁘지가 않고 마음이 아픈 추억이 몽글하게 떠오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한 동안 외출이나 여행을 할 때 나를 찍어주는 건 딸아이였고 사진이 내 마음처럼 나오지 않을 때는 다시 찍기를 반복하며 아이가 누려야 할 자유의 시간에 불편함을 전하는 일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어느덧 그렇게 아이가 나를 찍는 일이 익숙해졌고 그래서인지 아이가 나를 사진에 잘 담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내 모습을 더 날씬하게 더 작게 더 잘 나오는 사진을 늘 바랬으니 아이에게도 억지스러운 마음을 쓰게 하는 부담을 주었으니 말이다. 어쩌면 내가 남길 수 있는 게 새로운 장소에서 기록을 남기듯 사진을 담는 일 외에는 있을 게 없으니 그거라도 정말 잘 찍어주길 아니 잘 찍히고 싶은 마음을 내가 그 작은 아이에게 숙제로 남기며 어른이라는 이유로 예쁜 아이에게 전가하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세월이 지나고 이제는 가족 모두가 인물사진을 찍을 일이 많이 없기도 하고 내 모습을 굳이 근사한 배경 아래서 찍지 않아도 자동으로 필터를 적용하며 내 공간에서 내가 나를 찍을 수 있고 글로써 자신을 사진에 담을 수 있으니 엄마는 정말 이제 괜찮은데 딸아이는 이곳에서도 나를 느꼈다는 게 미안한 추억을 만든 것 같아 마음이 뭉클해지는 뜨거운 감정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그로 인해 아이는 이제 사진 촬영의 달인이 된 듯 음식과 인물의 배경과 구도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자신만의 기술? 을 배운 것 같아 작은 위로에 기대일 수 있으니 실수한 자의 작은 변명이라도 해주고 싶은 게 미안한 감정을 갖게 될 때 발견해 보는 엄마의 마음이다.


나는 그 시절 많이 힘들었고 그렇게라도 아이에게 기대이며 위로가 받고 싶었고 희망에 기대어보고 싶은 ‘나’라는 존재를 확인하고 싶었던 거라고 어쩌면 그 시절이 있었으니 지금의 내가 있는 거니까. 이렇게 예쁜 순간과 마음을 지녀야 할 아이에게 늘 어른답지 못하게 아이를 힘들게 했다. 그러므로 나는 더욱 매일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며 인생이 바르고 좋은 생각과 마음을 찾는 엄마가 되는 시간을 더 찾으며 살아가야 한다. 아이에게 늘 멋진 엄마 진짜 어른의 삶을 찾아가는 지혜롭고 현명한 엄마로서의 삶을 간직하는 엄마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가장 자연스러운 실천을 하는 엄마가 꼭 되기 위해 오늘도 나의 한 걸음을 지성과 함께 하는 사색의 바다 위를 걷듯 마음으로 걷는다.


“언제나 부모의 생각과 마음이 고요하면

아이들도 그 깊이 안에서 살아갈

선명한 이유를 발견한다.”


2021.8.8


일상에서 풀리지 않는 일들을 사색으로 풀어가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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