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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Aug 11. 2021

중학생 아이의 필사. 229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아이들의 낭송

1.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유럽 문화예술 편 108p를 읽고 중학생 아이의 생각


자신을 아는 사람은 질 싸움은 하지 않는다.

자신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려운 행동이다.


한 줄 문장

“자신을 높게 보지도 낮게 보지도 말아라.

자신 그 자체만 보아라.”


2.

이부진 스타일 249p를 읽고 중학생 아이의 생각


자신이 하는 일은 언제 끝날지 모른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해야 하고

포기하면 안 된다.


한 줄 문장

“어느 일이든 열심히만 하면 된다.”


퇴근길에 내게는 인문학으로 중년의 인연이 된 도서출판 청림라이프의 카드 뉴스를 보며 카스텔라 그림과 40년 전빵으로 연결된 가족 간의 상처의 글을 보고 읽으며 새삼 떠오르는 기억에 잠시 목이 매었다. 점점 밥맛과 입맛을 잃으시는 아빠가 누군가 사온 카스텔라 빵과 함께 우우를 드실 때가 있었고 언젠가 말씀하신 슈크림 빵이 떠올라 지난 주말에는 브랜드 상호가 아니지만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며 빵집을 운영하는 친근한 곳에서 슈크림빵 세 개를 골랐다가 가격이 궁금해서 확인하니 한 개에 천 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빵에 들어가는 크림이 다른 곳에 비해 크림이 줄줄 흐를 만큼 빵빵하게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아빠 생각을 하며 모두 열 개의 빵을 구입했다.


전 날 밤을 보내며 다음날 아침까지 아무것도 드시지 않은 상태였고 게다가 약도 드시지 않고 계셨지만 내가 사다 드린 빵을 손으로 먹기 좋게 잘라 입에 넣어드리니 처음에는 거부하시던 아빠가 크림빵과 우유를 겨우 드셨고 그제야 약도 함께 드실 수 있었다. 내가 집으로 돌아간 후 저녁식사로 다시 빵을 드시며 아빠는 여동생에게 이런 말을 진지하게 남겼다고 한다.


“이 집 크림빵이 영 맛나.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

아무래도 이 크림에 대해 조사하고 연구를 해봐야 할 것 같아.”


전라도 사투리로 ‘진짜 맛있다’ ‘최고 맛있다’ ‘아주 맛있다’는 표현이 ‘영 맛나다’로 표현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매일 이렇게 아빠와의 시간이 현실라는 사실을 피할 수 없지만 우리는 하나가 되어 잘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만 생각할 것이다. 나는 매일 수많은 시간과 기억을 오가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앞이 보이지 않지만 그 길을 걷듯 숙연하게 걸어가야만 한다.


삶은 이렇듯 늘 연습이 없을지 모른다. 나이 마흔의 끝자락에 인문학의 대가 종원 작가님을 만나 절실하게 보낸

‘3년’이라는 시간이 있었기에 나는 어떠한 삶의 일에도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지를 수 없이 질문하는 밤을 보내야 했고 그러므로 가능한 일이었을 거라고 여길 수 있다.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마음과 생각의 힘을 찾으며 사는 일이 결국 지성이 그토록 많은 시간을 자신의 모든 것을 담기 위해 울면서 써 내려간 책을 읽고 글을 따라 쓰며 생각을 발견하는 인문학의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언제나 말하고 다시 돌아가도 내게는 책을 통해 찾는 ‘필사’와 ‘낭송’ 안에서 그 시간의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변함없이 말할 것이다.


사실 나는 돌아오는 금요일 밤이 조금은 두렵다. 그날은 아빠를 간호하는 여동생 내외가 자신의 집에 가는 날이라서 금요일 밤은 내가 토요일 밤에는 언니가 아빠와 함께 보내야 하는데 불면의 밤을 자주 보내는 아빠의 변화를 더욱 잘 살피고 응급상황이 올지 모르는 순간을 확인해야 하는 일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이렇듯 부모는 자신의 모든 것을 아이에게 주는 삶을 살다가 자신의 몸이 늙는 줄을 모르고 늙어만 간다. 그러므로 늘 아빠께 눈물을 흘리며 돌아가고 싶지만 아빠는 이제 자신의 몸과 정신까지도 마음대로 쓸 수가 없다.


내게 있어 언제나 잘 살고 싶은 꿈과 희망은 어떤 일 앞에서도 나를 지지해주는 친정 아빠의 나를 향해 비추는 간절한 믿음이며 공들인 관심이었고 변함없는 사랑이었듯 내가 매일 지성에게서 찾고 싶어 하는 삶에 대한 질문들을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이 느끼고 간직할 수 있도록 부모이기에 가능한 것들을 하며 사는 발걸음이 걷는 진실의 사유라 할 것이다.


아이는 오늘도 엄마가 없는 시간에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고 지성이 함께 하는 책을 통해 아이의 생각을 찾아 ‘하루 10분 인문학 수업’을 근사하게 준비할 수 있다.


2021.8.11


중1. 아이의 필사

중1. 아이의 필사

엄마도 매일 필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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