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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Sep 21. 2021

중학생 아이의 필사. 270

인문학 달력 아이들과 함께 하는 낭송

1. 아이를 위한 유럽 문화예술 편 207p를 읽고

중1 아이의 생각


정말 자신이 노력한 만큼 결과는 돌아온다.

어떤 도전을 하든 더 간절하고

더 노력한 자가 이긴다.


한 줄 문장

“노력은 세상을 바꿀 수도

자신을 바뀌게 할 수도 있다.”


2. 이부진 스타일 154p를 읽고 중학생 아이의 필사


남의 잘된 점은 칭찬하고 존경하자.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고 자신을 아래로 보지 말아라.

너무 위로 보지도 말아라.


한 줄 문장

“자신을 자신 그대로 보아라.”


아침에 일어나 바라본 내 책상에 둘째 아이의 필사 노트가 보이질 않아 엄마는 잠시 아이를 의심했다.


‘어제는 피곤해서 필사를 하지 못하고 잠들었나 보구나.’


한 참의 시간이 지나고 거실로 나가자 작은 책상에 다소곳이 모아놓은 아이의 필사 책과 노트를 보자 왜 내 마음이 이렇게 눈물이 모이는 걸까. 오늘로서 3번째 정도 아이의 글씨체가 훨씬 깔끔한 게 이렇게 옮겨 적는 내 마음을 아이의 손길이 다가와 엄마를 꼭 안아주며 웃고 있는 것만 같다. 첫 번째 글씨체가 말끔 하다고 느꼈을 때 나는 아이의 글씨를 기억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다가갔다.


“와. 이번 글씨체가 어쩜 이렇게 간결하지? 너도 이리 와서 한 번 봐봐. 진짜 글씨가 정돈된 듯 예쁜 것 같아”

이럴 때 아이는 재치 있는 말투로 바로 자기의 생각을 이동하며 말로 창조한다.

“아, 엄마 제가 잠이 올 때 써서 그래요.

원래 잠이 쏟아질 때 글을 쓰면 이렇게 잘 써지거든요.”

아이가 표현하는 재치나 순발력이 늘 나를 기대하게 한다.


외가보다는 친정에 가면 둘 째는 조금 힘들어하는 이유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말라 가는 둘째를 보며 어른들이 그냥 두지 않고 언제나 주제가 아이에게 이거 먹어라 저거 먹어라 밥을 더 많이 먹어라 심지어는 심각하게 다른 말씀도 아끼지 않는다.


“남자가 힘이 있어야 쓴디

밥을 그 조금 먹고 먼 힘이 있다냐”


“네가 어릴 때보다 밥 양이 줄었어. 새 모이만큼 먹은 게

그라고 살이 마르지”


“너 지금처럼 살이 없으면 나중에 군대 가서 쓰러져야”


아이가 여섯 살 이후로 전체적인 음식을 가리지 않고 어른 식성으로 맛을 즐길 줄 아는 아이라서 가끔 내돈 주고 사보지 못한 영양제를 선물 받게 되는 날에는 12살이 지나서 먹여야 한다고 어른들께서 당부하셨는데 그때 아이가 통통해서 가끔 귀하게 보조제 같은 게 있더라도 아이를 먹이지 말라고 했던 게 이렇게 살이 빠지는 가 보다고 지금은 다르게 말씀하실 정도니까. 이제 아이는 전혀 반대가 되었다. 매번 음식을 많이 먹을까 다른 눈치를 느끼며 어린 마음에 서운해할 때가 있었고 지금은 자꾸 많이 먹으라는 말들을 듣기 불편해하지만 점점 익숙해지고 있으며 오늘도 식탁에서 자신이 먹을 수 있을 만큼만을 즐기며 인상 쓰지 않고 차라리 아이의 행복한 고통으로 인해 함께 웃는 현상을 만들 수 있었다.


아이의 예전 사진을 어쩌다 누나가 발견할 때면 함께 귀여워서 웃기도 하고 그날의 진실을 새삼 확인하지만 본인은 그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 않아 예의를 갖추고 살짝 몰래 보아야 한다. 둘 째의 일상에 중심이 되는 일 중에 과연 무엇이 아이를 변화하게 만드는 걸까 초등 5학년 때부터 길지 않은 하루 한쪽씩 책을 읽고 생각하는 글쓰기를 하며 아이는 처음부터 한 줄 문장을 요약해서 곧잘 쓰곤 했다.


그것도 어린이와 어른을 구분하지 않고 엄마와 함께 하는 인문학 책을 읽으며 필사 그리고 낭송을 실천하는 ‘인문학 적 삶’을 살고 있다. 운동과 공부 음식 독서와 필사 그리고 집에서 게임과 유튜브 영상이라던지 듣고 싶은 음악을 즐겨 듣기를 혼자서 자유롭게 시간을 사용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 여길 줄 안다는 것이다. 어쩌다 음식을 조금 과식이라도 하게 되는 기분을 되게 거북해하고 불편해하며 점점 ‘지적 영양’ 이 쌓이고 아이의 필요 없는 지방과 살을 물리치고 점점 예쁘게 말라간다.


이 모든 아이의 변화와 성장이 대견한 이유는 엄마나 어른들이 하라고 지시하거나 강요하지 않고 절대적으로 혼자서 실천한다는 사실에서 그 가치를 인정하게 되는 아이가 이루어 내는 인문학적 승부이며 짜릿한 쾌거라고 말할 수 있는 거니까.


매일 인문학적 삶을 살아가는 아이와 이 글을 창조한 작가님이 써 내려가는 인문과 사색 속에서 발견하는 행복한 교류가 아마도 제대로 읽기 위해 매일 멈추는 자에게 지적인 삶과 몸의 변화와 생활을 지키게 하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어떤 단어를 나열해서 열거해도 부족한 살아 숨 쉬고 있는 확신과 믿게 하는 생명의 무기가 분명히 존재한다.


2021.9.21


중1 아이의 생각

중학생 아이의 필사

엄마도 매일 필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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