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당신을 사랑하고 또 믿습니다.

김주영의 브런치 인문학 낭송 (13분 6초)

by 김주영 작가

마음과 생각이 자라는 인문학 산책

지성 김종원 작가님 글 출처

1. 왼쪽 눈이 편하지 않아 참고 참고 또 참아보다가 다시 아빠가 생각에 보고 싶은 그리움들이 찾아와 물결치며 쉼 없이 눈물이 흐른다. 이제 아빠가 가까이 없는 ‘5일’ 이 되어가는데 신장 투석을 그대로 유지하시며 의식은 크게 달라진 게 없으나 선명하게 돌아오는 일도 아직은 무리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목에 큰 관을 달고 계시고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그저 숨만 쉬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지난날들이 이 길에서 아빠가 계신 듯 함께 했던 행복했던 추억들을 가득 남겨주신 아빠가 그래서 더 보고 싶다.


어젯밤에도 문득문득 아빠가 보고 싶다고 말했고 오늘도 역시 나는 아빠를 별처럼 부르니 아빠가 모습을 보여주셨다. 점심시간 즈음 등록된 보호자 전화로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염증 수치가 조금 있으셔서 피검사 중이고 응급 신장 투석 중환자실에서 내과 중환자 실로 옮기신다는 내용이었고 보호자가 오기 번거로우면 먼저 병실을 이동할 테니 오셔서 동의서를 써 주셔야 한다는 관계자의 말에 여동생과 제부 그리고 조카 손녀 셋이서 아빠가 쓰실 필요물품도 넣어 드릴 겸 바람처럼 병원으로 날아갔고 복도에서 입실 전 아빠를 만날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아빠 그 모습 그대로라서 난 역시 우리 아빠라고 믿음의 박수를 보내 드릴 수밖에 침대를 이동하며 동생이 아빠를 부르자 반갑다는 듯이 마스크를 쓰시고도 확실하지 않지만 아빠만의 특유한 인사법인 웃음으로 반기시는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짧은 동영상을 보고 들으며 우리 모두는 훌쩍이며 눈물을 닦았다.


“왔어? 반갑네”


“아빠, 지금 치료하는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선생님들과 친하게 지내시고 지금 나아지고 있으니

다음 주쯤 또 만날 수 있을 거예요.

그때 만나게 마음 편하게 생각하고 잘 계시다 뵈어요”


“으으응, 아아 이 이 이쁜 놈 왔네”


어린 조카 손녀를 보고 늘 하시던 모습 그대로를 느끼게 해주는 아빠는 역시 난생처음 존재하는 병원이라는 곳에서 생애 몇 번 되지 않은 아빠 몸을 지금 대 공사 중이시므로 그저 혼자서 긴장되고 두렵고 떨리신 거다.

아빠는 지금 자신이 가진 모든 용기를 태우고 이기며 잘하고 계신다. 윗 옷을 입지 않고 사선으로 보호대처럼 생긴 천을 두르신 모습과 또 수혈 중이신 아빠의 핏줄이 보이는 링거 줄과 함께 마치 아테네 신전에서나 볼 수 있는 신들이 입는 옷을 얇게 걸치신 아빠의 멋진 그 모습마저도 하나 도 어색하지 않고 잘 어울리신다.


아삐라서 가능한 힘이 있으니 나는 언제나 지성의 따스한 대지에 서 내가 가는 길과 아빠를 그렇게 꼭 믿으며 보다 좋은 날을 가득하게 원하고 소망드리며 살 수 있다.

그러므로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2021.10.22

김주영의 2021. 브런치 북 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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