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고 그리워서 다시 보고싶고 그립다.

김주영의 브런치 인문학 낭송 (5분 50초)

by 김주영 작가

지성 김종원 작가님의 글 출처

김주영의 카카오 뷰 큐레이션

마음과 생각이 자라는 인문학 산책

http://pf.kakao.com/_xexkvAb/89131303

퇴원 수속을 밟고 중환자 실에 계시다가 지금은 투석 실에 가신 아빠가 오실 것만 같아 엘리베이터 앞에서 한 시간쯤을 기다렸다. 어디로 내려오시는지 한참을 가다리다가 아빠 침대를 밀고 오시는 간호사와 남자 선생님의 보호를 받으며 눈을 감고 계시던 아빠는 내 음성이 들리자 눈을 크게 뜨셨다. 어디로 가시는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 아빠 조금 후에 이제 다른 병원으로 가실 거예요.라고 말하자 아빠는 바로 이렇게 답해주셨다.


“뭐, 다른 데로 갈 필요가 있냐. 그냥 가자 “


오후 두 시까지 응급차를 대기시키고 병원 앞 정원에 앉아 잠시 기다리는데 향긋하게 나누던 지난날 아빠와의 향기가 코끝으로 다가온다 주변을 뒤돌아보자 아빠랑 거닐던 곳에서 지날 때마다 이름을 떠올리고 느끼던 ‘금목서 나무’가 크게 자리하는 곳에서 바람이 살랑일 때 분수대에서 품어 나는 물소리를 따라 이 공간을 가득 향기가 다기와 채운다. 마치 천리향 나무에서 나는 향기처럼 나는 그 향을 보자마자 언니랑 올케 사이에서 추억 속에 그 이름을 찾는다.


통증이 없어 보이는 아빠의 안정된 모습이 좋았고 그저 힘없이 꼼짝하지 못하시는 아빠를 볼 수 있어서 그것도 다행이다. 그렇게 아빠를 2주일 만에 만나고 요양병원에 입원을 하셨다. 간간이 눈을 뜨는 아빠께 또 내가 드릴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사람들이 묻는 질문에 잘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내 말을 듣고는 또 이렇게 한 수 띄우신다.


“아빠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사랑해.

진짜 많이 보고 싶었어요.”


“에고, 다 아아아 소용없다.”


여기에서 멈출 내가 분명 아니다. 아빠의 오른쪽 귓불을 만지고 아빠 살갗에 내 얼굴을 대고 거칠어진 아빠께 또 귀찮도록 주문을 보낸다.


“아빠, 맨날 맨날 보고 싶었어”

“아빠 진짜로 세상에서 제일 멋진 우리 아빠

많이 많이 사랑해”


“응”

힘없이 고개를 떨구고 끄덕이시는 아빠는 나에게 진심으로 대답해 주신다.


“아빠, 오늘은 다들 집에 갔다가 또 올게요”


“응, 얼른 갔다 와”라고 대답하시는 느낌이 드는 것처럼 창가에 비추는 오후의 햇살 속으로 다시 눈을 감으신다.

아빠를 보고 왔으나 다시 아빠가 보고 싶고 아빠를 볼 수 있어서 또 아빠가 그립고 그립다.


2021.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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