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주영 Oct 28. 2021

시처럼 마음처럼 그리움처럼

네가 오는 계절을 알고 있었니

시 낭송 (2분 32초)

네가 오는 계절을 알고 있었니


차가운 계절에 네가 오는 줄만 알았는데

봄에도 네가 올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나른한 하늘에서 네가 한 잎으로 오는 것은

진한 너의 가시를 바르는 소리 없는 그리움 일 줄이야

바람 따라 하늘에서 네가 오는 모습은 한 방울이 나를 따라 꽃잎 되어 오는 길이었고 눈이 부신 햇살 속에 내 발등 위에 소리 없이 내려앉은 너의 모습은 아련하게 피어오르는 아픔의 조각이었다.


겨울에만 하얀 눈이 사람들의 눈과 마음과 가슴속으로 파고들며 우리 곁에 빙수처럼 오는 줄만 알았는데 봄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내리는 그들을 보며 한 잎이 두 잎이 되어 그저 웃는다.


네가 오는 그 길은 겨울에만 오는 줄 알았는데


계절을 보내며 한 잎이 오는 것은 또 한 잎을 따라가는 그대로의 발걸음이라면 차마 어찌 너를 보낼 수 있을까


네가 온다는 것은 봄이 가고 또 네가 온다는 것은

그대의 마음에 씨를 뿌리며

계절 앞에 성큼 꽃에 눈이 되어

다시 내린다는 것을 ​


하얀 잎들 사이로 그저 고개를 든다.


2020.4.8

매거진의 이전글 시처럼 마음처럼 그리움처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