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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Nov 22. 2021

따스한 온기를 전하며 사는 법

김종원저 인문학 달력 도서 나눔 이벤트 오늘까지

오늘의 인문학 낭송 (3분 26초)

둘째는 토요일 오전 태권도 학원 관장님과 함께 송정동 부근에서 나주 승촌보까지 자전거길로 라이딩이 예정되어있어 집을 나섰고 목요일과 금요일까지 언니 집에서 머무르신 친정엄마를 오전 중에 집까지 모셔다 드리기로 했다. 엄마가 다니시던 병원까지 다녀오실 거라서 옛날 친정집 근처에서 엄마를 기다리며 집으로 가는 길에 예전 살던 집이 어떻게 리모델링이 되고 있는지 한 번 살펴보고 가면 좋을 것 같다.


초창기 그러니까 지금부터 23년? 전쯤 네일 아트가 이곳에도 선을 보였고 친구 따라서 그때는 그저 멋으로 관리를 받을 때가 있었다. 오래는 아니었고 그것도 저렴하게 관리를 받으려면 1회 관리 요금보다는 4회 또 는 8회에 한 번씩을 더 추가해주고 다른 혜택을 주는 구성이었으니까

많으면 두 달 정도 파라핀 물에 손을 담그고 손톱과 연결된 살을 다듬고 손톱을 예쁘게 다듬고 관리하기까지 받으면 좋고 자주 가기에는 시간과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게 번거로운 일이 되기도 하니까.


언니 집에서 큰 조카가 내 손톱을 관리해준다고 말했을 때

손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은 나는 손보다는 발톱을 내밀라는 조카의 제안에 그저 꽃보다 예쁜 조카에게 살다가 말라가는 내 발을 내민다는 게 어쩐지 미 안도하고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내 발을 지그시 뒤로 감추었으나 큰 조카는 각종 도구와 키트까지 들고 와 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발가락 하나하나를 들어 만질 때마다 표현하기 힘든 어떤 감정이 파고드는 것은 누군가가 내게 내민 손 길처럼 그 사람의 온기와 관심이 함께 하는 거라서 내가 누군가의

발까지를 만질 수 없지만 누군가는 한 사람의 발을 들고 그 사람의 발이 보다 예뻐지는 일을 업으로 삼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집에서 독학으로 배우며 누군가가 모델이 되어 줄 상대가 필요하다는 적절히 꺼내 든 아름다운 핑계가 있어 나는 집으로 돌아와 이틀이 지나도 내 발을 볼 때마다 자꾸 화사한 마음과 더불어 예쁜 조카의 모습이 함께 떠오른다.

사람이 좋은 마음을 전한다는 건 마음을 먹는다고 잘 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가 가진 생각의 깊이와 마음의 결이 고와야 언제 어디서든 누군가에게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부를 잘하는 것과 많은 사람을 알고 있는 차원이 아닌 한 사람의 향기가 또 한 사람에게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나를 다듬고 수정하는 일 그 일을 연마해가는 평생 나날의 장인처럼 지성의 언덕에 오르며 내가 나를 수정하며 사는 일이 그러므로 중요한 오늘의 가치로 남아 말할 것이다.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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