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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Dec 29. 2021

선택이 가져오는 일상의 변화와 확신

오늘의 인문학 낭송 (3분 5초)

지성 김종원 작가님의 글 출처

백만 송이 장미와 함께 듣습니다.

지역 전화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아이가 지원하고 합격소식을 받은 전남대학교 지원처에서 등록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이며 직접 구두로 확인을 마치는 과정 중에 관계자가 질문하는 마지막 문장이 왠지 허전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럼 이제 등록을 포기하시는 거 맞지요?”


“네”라는 짧은 대답을 알려주는 일도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마찬가지다. 아이는 이렇게 같은 학교에 지원한 2개의 합격을 하고도 사범대를 가기 위해 다른 친구들에게  자신의 자리를 나누는 멋진 기회를 부여하는 일까지 하고 있으니까.


명성 있다는 비싸고 좋은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아이들 환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특별한 학군에서 배우지 않았어도 아이는 스스로가 멀고 먼 길을 헤쳐 나와 자신에게 보람을 주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지키고 싶었고 그 결과를 확인하고 싶은 내 일상의 질문이 틀리지 않았구나. 나는 출석일을 채우지 못해 결국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것에서부터 살다가 육아하며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두뇌가 아이 엄마의 교육 수준과 학벌을 따라간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지금 가진 내 뇌가 언제나 미안하며 기가 죽는 것조차 말하지 못하고 숨기고 싶은 어떤 감정과 기분이 항상 좋지는 않았다.


또 누군가 자신의 아이들을 엄마의 현명한 지혜로 좋은 대학을 졸업시키고 엘리트가 되어가는 먼발치에서 보이는 모습들이 늘 부러웠으나 나도 그들처럼 배우기라도 해서 어떻게든 잘 살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유는 그들이 남보다 잘났거나 부유한 환경에서가 아니라 그저 끈질긴 노력으로 무엇을 성취하는 그런 인생을 내가 어떻게 만들며 살 수 있는지 그 보이지 않은 간절한 진실이 늘 그리웠고 죽도록 찾고 싶은 인생의 질긴 끈이었으므로 육아하며 그저 떠난 지성과의 만남 속에 한 발씩 내 길을 걷도록 이끌어 주신 종원 작가님이 전하는 강한 마음과 손길과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이렇게 오늘의 선물이 되어 우리 앞에 바다처럼 하늘처럼 펼쳐진다.


아무것도 잘하는 것 없이 내 세울 게 없는 내가 이렇듯 아이들과 함께 걸을 수 있는 일이 바로 진실이 말하는 향기가 되고 매일 사실이 되고 삶의 힘으로 찾아오는 근사한 날을 맞는다. 나는 무엇보다 지적인 기품이 부족한 엄마가 되기 싫었고 내가 가진 것에서 무언가 해내는 나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아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만이 내가 한 길을 걷는 분명한 이유였으리라.


물론 이제 다시  하나의 새로운 출발이 시작되는 거라고   있듯 그렇게 함께 걸어온 지독한 세월이 있었기에 잠시 지나오기  느꼈던 당시의 마음들이 회자되며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서   있는 이야기들을 죽을 때까지 찬란하도록 쓰며 살아갈 것이다.  길을 걸을  있도록 처절한 나를 지켜봐 주는 따스한 지성의 눈길과 온전한 마음  안에 쓰인 글로서 빛과 희망이 되어주는 인문학적 공간에서  멈추어 바라보고 소망하는 오늘을 살아갈  있다.


2021.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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