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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Jan 02. 2022

사는 날 질문이 쌓이는 것은 잘 살고 있다는 증거다.

오늘의 인문학 낭송 (4분 47초)

김주영 작가 블로그 글

김종원 작가님 블로그 글 출처

방탄소년단 Dynamite와 함께 듣습니다.

세상에서 공평과 불공평의 관심과 대상이 무엇인가

언젠가 내가 사는 아파트의 자치 회장이 물러나기를 20여 명의 부녀회 즉 거의가 65세 이상이 된 것 같은 할머니들께서 아파트 입구에서 시끄럽게 시위를 할 때가 있었고 그 일을 글로 쓴 적이 있다. 불미스러운 어떤 이유가 있었을 테고 어쨌든 다른 입주자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고 시위가 그치질 않으니 20대 1로 한 주민이 그분들께 불편을 토로하며 사건이 경찰로 수사 의뢰를 전담시키며 아파트는 조용해질 수 있었다.


나는 지금 그 이야기보다 그렇게 자치회장이 선임되고 어쨌든 아침저녁 활동을 하던 자치회장은 일찍 아내를 여의고 딸과 함께 두 분이 살고 있는데 말 수가 없고 이제 서른? 가까이 되어 보이는 따님이 엘리베이터에서 가끔 만날 때면 나는 얼굴을 보며 인사를 더 나누고 싶은데 자기가 무슨 죄를 지은 냥 그저 고개를 돌리는 일이 내 마음에 쓰였다. 요즘은 눈인사를 나누는 게 예의이지만 그나마 가끔 이렇게 만나기도 어려운 시간에 잠시 만나고 인사한 번 제대로 나누지 못할 정도로 그분의 따님이 잘못한 게 없는 일인데 라는 마음이 들 때면 그래도 어른들이 지어놓은 불편한 관계가 되는 것 같아 더 얼굴이라도 마주치고 싶은 건 내 마음이니까


그래. 시간이 약이다. 마음으로라도 늘 전한다.

“괜찮아요. 그건 아가씨가 잘못한 일이 절대 아니에요.

시간이 지나더라도 그건 분명 아가씨가 마음 상할 일이

아니니까요. 항상 힘내길 소망합니다.”


가끔 낭송을 하며 큰 아이가 내게 불편한 듯 맞은편에 보이는 자신의 방 문을 쿵하고 닫을 때가 있었다. 그러나 가끔 낭송을 시작하지 않는 나를 보면 언제나 나를 살피듯 아이들은 이렇게 응수한다.


“엄마 시간이 지나는데 오늘 낭송은 왜 안 하시는지요”


나는 다시 해야만 하는 마음과 생각의 용기를 내어 어제처럼 다시 일어선다. 해야만 하는 일은 미룰 수 없으며 내 안의 가치는 내가 정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살면서 내가 원하지 않지만 이루어지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고개를 숙일 때가 찾아오더라도 모두가 그를 외면한다면 그는 이 세상 어디에 설 수 있을까. 모든 것 물리고 눈에 보이는 욕망과 허상에서 만들어지는 잡음들은 결국 시간이 되면 사라질 수 있도록 나로 돌아와 내가 향할 수 있는 오늘 지금 이 시간을 보낼 수 있음이 내가 바라보고 찾아가는 지성이 존재하는 그곳에서 단 하나의 생각을 바라보고 또 내일을 설계한다.


무엇이든 좋은 마음을 찾는 사람 잘하려기보다 오늘의 시간을 모두 태우기를 내 갈길의 길목에서 가장 평온한 생각을 물들일 수 있기를 실천하며 살아갈 것이다.


2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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