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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Jan 09. 2022

사랑과 행복이 기득 한 중년의 길목에서

오늘의 인문학 낭송 (9분 43초)

지성 김종원 작가님의 글 출처

김주영 작가의 블로그 글

김재환 님이 들려주는 추억 만들기와 함께 듣습니다.

낭송과 함께 하는 인문학 큐레이팅 정보 글 더보기

오른쪽 어깨 석회 증상이 있는 곳이 마치 꾀병처럼 어떤 자세를 취할 때면 팔이 꺾이는 증세가 영 개운치가 않아

물리치료를 받으면 도움이 된다는 누군가의 말이 떠올라 이른 아침 병원을 향했다. 역시나 코로나 예방접종을 허기 위해 줄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병원 입구부터 가득 차 있고 물리치료를 받고자 돌침대에 누워있는 기존 어르신 환자들이 물리치료 1실을 지나 2실로 들어가야 하는구나.

의사 선생님은 구두로 복용할 약을 처방해주고 물리치료를 꾸준히 받으라고 한다. 치료사 선생님이 내게로 와 오른쪽 팔 상태를 점검? 하고 이렇게 응수한다.


“그동안 밤에 잠은 잘 주무셨어요?

이 정도면 참다 참다 오셨을 텐데

1년 정도 치료를 받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저와 움직이려면 상당히 아프실 텐데 괜찮겠어요?”


어떻게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먼저 핫 팩 찜질을 25분 정도 그다음 치료사님이 직접 팔을 들어 올리고 내려 뒤로 젖히기를 반복하며 어딘가 아프게 찢어지는 고통이 느껴지는 이 기분이 바로 내가 느끼던 통증이고 증상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어쨌든 그렇게 다시 전기자극 치료가 끝나자 다시 치료사님의 손길로 어깨를 풀고 나니 아픈 후 결국 이제야 살겠다는 안도의 기분이 들며 좀 살 것 같다. 차례로 끝나고 마지막 빨간 불빛을 쪼이는 적외선 치료는 자유대로 받다가 가도 좋다고 했다.


밤에 잠은 잘 잔다. 다만 그 불편한 통증이 계속 느껴지고 일상생활에서도 한 번씩 겪게 되는 찢긴 현상이 계속 잊히지 않은 공포처럼 함께 따라다니는 기분이 썩 맑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해야만 하는 갈길이 있기에 그 무엇도 두렵지는 않고 할 수 있는 것을 그대로 하면 되니까 참 다행이다.


호환마마도 두렵지 않은 이 세상이 바로 인문과 지성의 바다에서 찾은 내가 살고 싶은 영원의 세상이니까. 마음으로 생각하는 건 더 아프지 않기를 이대로 좋아지기를 바라는 일 계속되는 삶과 노화되는 인간의 질문 속에서 좋은 시선과 마음의 힘을 찾아 가르쳐 주신대로 살아가는 일 치로사 선생님의 처방대로 기지개 펴기와 손깍지 끼고 팔을 등 뒤로 끌어올리기를 반복하고 고통을 느끼며 계속 시도해야 한다.


오른팔이 하는 일이 이처럼 많았다. 중년이 되며 이토록 굳어버린 팔이 될 만큼 대신 안 아픈 왼팔이 있어 서로가 기대는 나의 고마운 부분들이 아닌가 오른팔이 멈춘다는 생각은 하고 싶지 않다. 내가 글을 쓰고 살아가기에 가장 큰 역할을 해주고 있는 오른팔 그동안 90% 이상 왼팔이 아닌 오른팔을 사용하며 살게 해 준 고마운 팔 이제 잘 되지 않은 왼팔에 기대이며 나에게 찾아올 미래의 나날을 기대한다. 나에겐 언제나 희망과 기대 가능의 모든 것이 충만하니까.


2022.1.9


#김재환 #추억 만들기 #환상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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