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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Feb 09. 2022

스치는 바람처럼 파도를 잠재우는 내면의 향기

오늘의 좋은 글 낭송 (12분 51초)

지성 김종원작가님의 글 출처

오전 8시부터 시작한 큰아이의 자동차 운전 연습 4시간이 낮 12시쯤 끝날 거라는 데 조금 일찍 아이가 있는 자동차 운전 학원에 도착했다. 노란색 연습용 차를 타고 장내 기능 연습을 하는 큰 아이의 모습이 마치 내가 앉아 있는 듯한 이 기분이 무엇인가 멀찌감치 바라보는 딸아이가 탑승한 차량이 서서히 움직이다가 멈추고 조수석에 탑승한 선생님과 한 조가 되어 반복해서 네 바퀴가 움직이며 이동한다. 4시간을 보내며 선생님께서 자리에서 내리고 혼자서 가고 다시 타고 조금씩 배우고 시간을 보낼수록 아이는 성장하는 중이다.


불편한 어깨에 주사를 맞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항상 수요일은 진료가 빨리 끝나서인지 화요일의 오후 3시가 지나는 시간에는 대기 환자가 더 많은 것 같다. 흐르는 시간을 그저 보내기가 아깝다는 생각을 하기보다 이처럼 브런치 공간으로 찾아와 글과 하나가 되는 것은 기다린다는 것에서 벗어나 순간의 안정을 찾기도 하고 글을 쓸 수 있는 귀한 시간으로 만들 수 있으니 일석 다조는 되는 것 같다. 제약회사 직원들은 언제나 병원 의사 선생님께 찾아올 때는 대개의 경우 병원 관계자들과 나눌 수 있는 꽉 채운 커피 가 담긴 캐리어 상자를 들고 온다.


내 앞 의자에 앉아 의사 선생님을 기다리는 영업사원이 내려둔 4잔의 커피에서 진한 향기가 솔솔 새어 나오는데 따뜻한 차라리 뜨거운 커피의 온기를 좋아하는 나는 저 커피가 서서히 식을까 봐 내가 도리어 커피 향을 더 마시고 있는 건 아닌지 이 향기만이 내게 다가와도 이미 마신 듯 한 잔의 커피를 건네받은 것처럼 미안한 마음이 든다. 커피의 향기는 왜 사람들의 정서를 안정시킬 수 있는 걸까.


오늘은 주사 처방과 체외충격파 기계를 이용해 아픈 부위에 고루 두드려주는 마사지? 치료를 새롭게 병행했고 그동안 별 차도가 없이 한 자세를 할 때 나타나는 불편함과 묵지근한 증상이 다소 가벼워져 옷을 다시 입기가 훨씬 수월해 이대로 좋아질 거라는 착한 내 몸이 반응하는 거라는 행복한 느낌이 햇살을 따라 내게로 살며시 왔다.


마음이라는 것 몸과 생각과 아픔까지도 시간이 약일 수 있는 건 그것들과 잘 보낸 시간과 공간이 쌓인 오늘의 합이며 일상이 보여주는 지성이 전하는 간절한 삶의 온도다.


20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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