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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Feb 13. 2022

상대의 마음과 지갑을 여는 아름다운 삶의 지혜

오늘의 인문학 낭송 (9분 56초)

김주영의 인문학 산책

지성 김종원 작가님 글 낭송

아티스트 김재환 님의 환영 콘서트 무대 음악​

Don’t leave me

아이쇼핑은 왠지 해야 할 게 많은 것처럼 고루 다녀온 듯 뿌듯하다. 1년에 백화점 가는 날이 많으면 세 번 또는 그 이하인 게 특별해서 인지 이제 스무 살 숙녀가 되는 딸을 따라 오전 시간을 그것도 백화점 명품관에서 시간을 보낸다. 딸아이가 크면 가까운 보석 금방 같은 데서 더 예쁘게 말해 주얼리 샵에서 목걸이나 반지를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 있으나 명품관에서 은제품 주얼리를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은 딸아이의 안목이라서 이렇게 아이의 생각과 선택을 실감하는 중년과 mz 세대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게 살아가는 연령층의 현실이며 다름이구나

나는 함께 따라나서는 엄마가 되고 아이는 자신이 어른들께 받은 용돈을 모아 부모에게 마음의 빚을 지지 않고 자신이 엄마에게 선물할 게 없나를 생각하는 마음만을 예쁘게 받는다.


1층 명품관을 지나 2층 화장품 코너에서 각종 향수를 시향 했는데 1층에서 줄을 서서 차례가 되면 들어가는 1대 1 친절한 응대를 받다가 2층 매장에서 고객을 대하는 직원들의 차이가 나는 모습이 특별함과 보통의 다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직원이 바쁜 것 같아 누군가 다가와 주기를 기다리다가 아이가 직접 향수를 시향 했다. 이유는 직원 한 명이 계속해서 고객을 응대 중이었고 다른 직원 한 명은 계산을 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 가있었으니까. 아이가 맘에든 제품이 있어 향수 100ml 보다는 50ml에 관심을 보였으나 손님을 응대 중인 직원은 우리를 향해 얼굴조차 돌리지 않고 찢어지는 목소리만을 남기는 모습이 무언가 귀찮아하는 건 아닌지 불편하게 들릴 수 도 있을 테니까.


“아, 네. 50ml 제품 있어요. 조금만 기다리실래요”


마음적인 고객이 마냥 기다리는 시간이 10분쯤? 은 지나고 계산하러 갔던 다른 직원이 도착했고 우리를 향해 질문했다.


“아, 네 뭐 도와드릴까요?”


“저, 이 제품 오오십”이라는 말이 다 끝나기 전에 아이는 이렇게 말했다.


“아니요. 엄마, 그냥 가요.

꼭 어디선가 많이 맡아본 향 같기도 해서요”


“아, 그럴까”


굳이 꼭 지갑을 열어 사고 싶은 호감이 사라지는 순간을 보내고 아이와 나는 더 돌아보지 않고 1층으로 내려가 백화점을 빠져나왔다. 그러고 보면 ‘말’이라는 게 신기하게도 한 사람을 보내버리는 모든 것이 될 수가 있다. 한 마디 누군가의 말에 성의를 담고 관심이나 정중을 보이지 않으면 사람을 쫒게 하는 무례한 태도가 되기 때문이다. 이건 가식이나 없는 말을 전해야 한다는 것이 절대 아니다.


그러나 여기서 분명한 건 백화점 1층에서 친절을 보여준 명품 코너 직원에게는 제품을 보기만 하고 아이는 미래에 대한 행복한 예산을 측정하는 기대를 안고 돌아서 나오는 우리가 조금 미안했다. 이유는 바라지 않은 친절을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2층에서는 우리가 기다리다가 마음과 지갑을 닫고 내려올 수 있었다. 친절하지 않은 모습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친절과 값비싼 제품도 좋지만 그것을 선택하는 건 고객이 가진 마음의 지갑이고 당당하게 권리를 추구해야 할 자신의 선택이 밎다.


“ 좋은 마음이 곧 좋은 마음을 좋은 마음은 사람을 귀하게 바라보고 대하는 자신의 자세로 언제나 태어나는 건 변함이 없는 사람들이 지녀야할 기품이다.”


202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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