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5.2
풀꽃 향기
베란다에 심어진 식물 화분 사이로 자라난 풀들을 뽑지 않고 그냥 둔다. 아주 가끔 무성할 때 그때는 더 잘 살 수 있게 머리를 과감하게 자르지만 뿌리는 뽑지 않고 살려둔다. '사랑초'라고 알려져 있는 풀과식물은 자줏빛깔에서 연분홍 꽃이 피어나고 세잎 네 잎 클로버의 연초록 풀잎에도 노란색 꽃이 피어난다. 그냥 그대로 두고 가끔 물만 주어도 알아서들 자라나기 좋은 풀들이다. 가끔 흔하지 않게 네 잎 클로버로 변신해주는 행운의 풀이다.
우연히 그들이 지내는 밤의 모습을 보면 신기할 만큼 몸을 움츠리고 있다. 마치 새 한 마리가 몸을 숙인 것처럼 스스로를 꼭 오므린 채 한줄기 기나긴 가녀린 대를 지지하며 차가운 밤에는 입을 다물고 아침이 되면 풀꽃으로 활짝 다시 피어난다.
그 꽃을 보고 흔하디 흔한 풀로만 정의하는가
그 꽃을 보고 하나의 소중한 꽃이라 인정할 수 있는가
세상에 피어나는 모든 것들은 저마다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있다. 신은 그 이야기가 듣고 싶고 보고 싶어서 인간들의 세상에서 각기 다른 주제로 사랑하며 살게 하였다. 풀도 사람도 잘 살아야 하는 한 가지 뚜렷한 하나의 주제만큼은 확실하다.
어쩌면 잘 알지 못하고 달려온 인생의 '1막'이 있었기에 다시 쓰는 '2막'이 더욱 뜨거울지 모른다. 평범하거나 조금 부족하더라도 자신이 설정한 하나만 보고 갈 수 있는 인생길은 그래서 더욱 아름다우며 누구나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아 둘 수는 없다.
하루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의 하루를,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는 인간들의 오늘을, 이 새벽을 가르는 그들의 공간을, 더 맑은 사람들의 고요한 꿈들을 그대로 간직하고 살아가기를, 꽃을 보듯 사람의 마음이 그대로 꽃이며 사람의 모습 또한 그 꽃들 속에 비추는 한 떨기 스스로 피어나는 꽃잎이다.
''그대 스스로 피어나는 꽃, 그대의 이름을 불러 이제는 꽃이라 하리''
202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