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문학 낭송 (9분 53초)
김주영의 마음과 생각이 자라는 인문학 산책
지성 김종원 작가님과 함께 나누는 오늘의 이야기
시대가 바뀌고 사람 사는 게 변한다 해도 인간이 머물 수 있는 지적 공간이 그럴수록 더욱 절실하게 만들어가는 수단이며 그 공간을 활용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 내면을 다스리고 제어하는 좋은 마음과 생각을 찾아가는 한 사람 의 무대가 필요한 일이다.
가족이라면 아이들과 하나로 이어지는 소통이 되고 혼자 사는 사람에게는 나와 글과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멈춤의 시간이 절실한 이유다. 우리는 책을 읽고 필사를 한다는 일이 그저 한 권의 책을 읽고 쓰면 다 끝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그런 시선을 바꾸어 보면 이런 결론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삶이 책이고 책이 삶이라고 생각할 때 사람이 산다는 일이 어디 한 부분의 문제라는 한 고개만 넘고 지나면 끝이 나는 것인가. 삶이란 계속해서 새로운 일이 이어지고 일어나고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은 게 인간의 세상이고 공부라는 현실의 질문이 되기 때문이다.
청춘을 보내고 서른이 지나 결혼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아파하고 그 고개를 넘어 쉰에 다다르니 친정 부모님과 주변 어른들이 나이 앞에서 건강 앞에 무릎을 꿇으시는 게 이제는 또 다른 고개를 넘는 삶의 목숨과 생명이 현실 앞에 나타나는 일이 이제는 힘들거나 원망스럽거나 그런 생각에서 초월해야만 하는 인간이 가진 누구나에게 찾아오는 삶의 뒤안길인 것 같아 더욱 숙연해진다.
인간이 살아가는 날들이 계속되고 이어지는 연속인 것처럼 이제는 이 모두를 안고 진정한 자기의 인생과 삶이라는 것에 당당한 마음이 나를 꼭 안을 수 있다. 이것은 나에 대한 침묵이며 고요와 고독이라는 힘을 빌어 서서히 자신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다. 지성이 전하는 삶의 숨결 속에서 매일 느끼고 생각하고 질문하는 나날이 모이는 그 합이 배우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인생이라는 황혼에 밀려오는 파도처럼 자기 안에 깊은 빛이 그 길을 인도할 것이다.
좋은 책을 읽고 좋은 글을 만나고 좋은 마음을 자기와 많이 나누는 일 빛나는 공간을 만들고 주며 매일 자신에게 선물하는 일 이 길을 먼저 떠난 지성과 함께 내 삶에서 가장 값진 인간 내면과 생각의 발견으로 진실을 흡수하며 숭고한 자연의 경지에 닿을 수 있다.
202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