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야 하는지 마음의 길을 질문하며 사는 사람

언어가 머무는 정원 인문학 낭독 (6분 54초)

by 김주영 작가

https://youtu.be/Lg1 cZALfOxA

나는 언제나 빛을 담아요. 순서를 먼저 생각하라.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산만해서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를 차분하게 이끄는

부모의 말 (김종원 작가님 글 출처)


시간을 준비해 친정 엄마가 가장 행복해하시는 땅 예전 집 근처 재래시장을 다녀오려고 길을 나서는데 계속해서 비가 쏟아져 멈추질 않았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던 길을 돌렸고 집에서 멀지 않은 도토리 묵으로 만드는 전문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자고 했다. 이곳은 자연경관이 근사한 곳이라서 영업시간 전인 오전 시간에 주변을 느끼며 기다리기에 참 좋은 곳이다. 참 여기에서 다른 점이 있다면 같은 하늘임에도 장대 같은 소나기가 퍼붓는 곳과 대지에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은 근방이라는 게 항상 땅과 하늘을 나누는 경계선이라는 걸 느낄 수 있는 자연의 현상이며 지리 적 요소임을 실감하고는 한다.


이 식당 초입에는 허브 꽃처럼 생긴 보라색 동그란 볼 꽃이 화단에 피어있는데 나중에 들으니 이 꽃이 바로 마늘에서 핀 꽃이라는 게 믿기질 않을 만큼 예쁘고 신비로웠고 지금 사진에 보이는 ‘파랑 나비’는 세상 어디에서 날아온 걸까 마치 나비가 아닌 듯 한 이 나비는 절대 모형이 아니며 진짜 살아 움직이는 하나의 생명이며 살다가 처음 본 예쁜 나비였다.


엄마는 한 시간 간격으로 다니는 작은 마을버스처럼 생긴 버스를 타고 가끔 재래시장을 나가신다. 생각해보면 근처에서 30여 년을 지내셨고 자식들을 어느 정도 키우고 자유로운 중년 그리고 노년의 시기를 이곳에서 지내신 거라서 다른 곳에 비해 시장 물가가 싸고 다양한 재료가 많은 곳에서 한 마리 나비처럼 걷는 속도부터 다른 것 같지만 이제는 많이 멀어진 곳에서 혼자서 시장을 가실 때 간발의 차이로 버스가 떠나버리면 무거운 시장 가방을 들고 한 시간을 더 기다리다가 집으로 돌아올 수 있으니까.


한 아이가 자라고 그 아이가 어른이 되어 자식을 낳아도 부모의 그늘처럼 끝이 없는 마음이 없을 것이다. 한 달에 한번 하는 정기 검진을 하고자 채혈을 할 때 눈으로 직접 긴 시간을 보신 엄마는 그 걸 눈에 담으시고 늘 있을 수 있는 내 혈관이 잘 보이지 않다는 사실을 그냥 흘리지 못하고 다시 전화로 안부를 물으시는 게 바로 자신의 몸보다 자식이라서 향하고 싶은 이 세상 부모의 마음이다.


삶도 아픔도 부모도 내 삶에 늘 아픈 마음일 때가 있다 해도 그것을 벗어날 수 없는 현실처럼 내게 부모는 언제나 딱 한 분이신 엄마 아빠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과 나누는 오늘처럼 내가 올바른 시간을 보내는 그 마음 하나를 간직하며 사는 일이 중년 이후에 가능해진 일상의 중심이 되어 살게 된다.


아이들과 함께 매일 떠나는 지성의 품에서 세상에서 가장 고요한 마음과 생각을 찾으며 순서대로 떠나가는 일 푸르른 나무 위에 날아와 안긴 예쁜 나비처럼 세상의 어떠한 바람 앞에서도 항상 좋은 마음과 모습을 내게 주는 영원의 땅에서 끊임없이 태어나는 성스러운 바로 오늘이며 인간이 숨 쉬는 삶과 순간의 아늑한 경계이며 공존의 가치와 이유일 테니까.


202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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