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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Nov 20. 2020

우리의 가능성은 어디에서 시작하는가

나는 지금도 알지 못하는 게 참 많다. 그리고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또 많다. 관심 있는 분야에는 마음껏 몰두 하지만 아닌 경우에는 상대에 대한 적절한 예의쯤으로 굳이 깊게 파고드는 것은 간격을 두는 편이라서 그랬으리라.


맨 처음 사람들이 말하는 브런치 카페의 글 이야기를 들을 때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 동네 곳곳에 위치해 있는 브런치를 즐기는 커피숍이나 카페에 앉아서 글을 쓰는 건가?”라고 질문하며 이 곳 브런치카페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일상에서 쓰는 전문적인 용어나 컴퓨터 조작과 아이들이 빠르게 습득하는 휴대폰의 기능을 다루기도 서툴러서 가끔 바쁜 딸아이에게 물어야 할 때 내가 조금 작아지는 기분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할 때도 종원 작가님은 글을 써야 하는 기한을 정하지 말고 쓸 때까지 꾸준하게 쓰라고 최대한 자유롭게 편한 마음이면 된다고 하셨다. 언제나 나는 매일 작가님의 일상을 보며 따라 배웠고 절대 어려운 단어나 수준 높은 지식이 아닌 마음과 생각을 다스리는 일상의 글이라는 사실을 중심에 두는 모습이 늘 따스했으며 쉬워 보이나 결코 어려운 길을 걸으며 매일 써야만 하는 일상을 실천할 수 있었다.


사실 글을 쓰며 나를 내보인다는 사실이 마치 황무지를 개간하겠다고 나타난 낯선 한 타인이 되는 것처럼 부끄러울 수 있지만 종원 작가님은 언제나 그 모습을 사실 그대로 인정하며 전혀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온전하게 나로 그냥 두셨다. 20대에 만들어 두고 사용한 기간보다 사용하지 않은 시간이 많이 흐른 메일도 존재하기는 한 것인지 ‘30년’ 이 흐른 후 다시 딸아이가 만들어 둔 이메일을 사용하면서도 활용하려면 다소 시간이 지체되던 가슴 떨린 메일과의 만남부터 다른 이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 하나도 나는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이방인이 되는 순간을 느껴야 했지만 하나하나 조급해하지 않고 모두 그것도 나라는 것을 인정해 주는 김종원 작가님의 변함없는 기품을 보며 하루하루 나로서 다시 성장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필사 카페에서 필사와 낭송을 실천하며 개인적인 낭송 외에 종원 작가님의 글을 공개적으로 낭송할 수 있기를 소원하는 마음은 지금도 뜨겁게 간직하는 나의 꿈이다. 마침   ‘브런치 라디오 작가 신청 공지’ 글을 읽으며 여전히 나는 잘 이해하지 못해 다시 읽기를 반복하며 잘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일상에서 더딘 하나의 그럴싸한 핑계라면 크거나 작게 투여했던 치료용 마취제가 내 머리에 스몄음을 그래서 그런 거라고 가끔은 위로해 본다. 나는 본 것도 들은 것도 자주 잊는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게 많고 하지 못하는 일이 많음을 인식했을 때부터 나는 쓰는 일에 더욱 집중하고 싶었고 읽고 다시 또 읽어야 하는 습관을 실천하며 살아가야 하는 거다.


해보지 않았기에 알지 못하는 것을 수치라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사실대로 용기 내어 모름을 말할 때 모르는 사람의 손을 고요히 잡아주고 싶은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자신의 힘을 쓰며 사는 용감한 사람이다. 모르는 사람은 모름을 인정하고 그것을 바라보는 마음을 쓸 수 있게 살아가는 일처럼 경이로운 일이 또 있을까, 순간에 가질 수 있는 두려움을 이겨 내야 한다. 그 작은 두려움 하나를 알고 배워가려는 간절한 시도가 당신이 가진 가능성의 크기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책 한 권이 그 사람의 인생인 이유도 그 사람이 한 권의 책이 되어야 하는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까닭이다. 다시 살고 싶다면 매일 자신을 바라보고 다시 사용하는 일상의 힘을 쓰며 살아야 한다. 좋은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찾아가며 성장하는 당신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성장의 기본은 매일 하는 것이고 그것을 꾸준히 하는 실천의 합이다.


2020.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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