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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Dec 02. 2020

섬세한 안목으로 진실한 것을 오래 바라보는 시간

12.3일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출간, 김종원 일일 달력

몇 해가 지났을까, 그저 꿈결처럼, 꿈길을 걷는 기억 저편에 건강검진에서 암 초기 진단을 받았을 때 내 마음은 급했다. 두렵고 떨린다기보다 한참 예쁜 아이들을 보지 못하는 시간이 내게, 우리에게 올까 봐 ‘병’이라는 아픔보다 그게 더 내 마음을 갈기갈기 할퀴는 상처로 충분했기에 그 시절의 충격이나 공포 따위는 기억할 새가 없다.


말이 쉽지, 아이 한 명을 낳고 기른다는 게 적어도 내게는 공들여 만든 예술작품처럼 하나, 둘의 선물이라서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출산 수술을 하고 나온 일주일 후부터 그렇게 내 손을 빌어 기르며 여섯 살이 되고 열한 살이 되는 아이들을 더 이상 내가 보지 못할 것 같은 하루 이틀이 견딜 수 없이 아픈 과정을 지나는 시간이었고 혹여 잘 못되어 나라는 사람이 이 생에서 사라지는 건 아닐까, 내가 겪어야 하는 일말의 아픔보다는 그 사실이 나를 더 힘들게 하는 무거움의 덩어리였다.


그런 마음으로 생 살을 도려내며 마흔 길을 걸을 때 사랑하는 마음은 크지만 표현에 관해서는 서툴러 더 엄하게 아이를 조였고 아프고 또 아픈 내 마음과 정신적인 공허는 어느 누구에게도 위로받기보다 말조차 꺼내지 못하는 사람의 관계와 마음들이 돌아서는 발걸음 뒤엔 언제나 허전하고 아파하기에 충분했다.

‘그래, 무엇이 자신을 그렇게 힘들게 했을까,’

가족, 친구, 이웃, 아이들, 부모님이 존재하지만 그 누가 나라는 한 사람의 기분과 마음만을 바라보며 알아주고 이해하며 아픈 마음을 치유하게 해 줄 수 있을까,


늘 자신을 탓했고 환경에 질문하며 내가 약한 거라고 나를 더 구석으로 내몰고 강하지 못하다며 자신을 책망했을 테지, 근사한 명언들과 좋은 말들도 이해하는 동안에는 위안이 되지만 그 글과 헤어진 후에는 결코 단 ‘5분의 동감’ 외에는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공부에 전념하겠다면서 ‘필승’과 ‘열공’을 외치는 일과 같다. 공부를 열심히 하려는 노력은 자신과의 시간을 보내는 것인데 벽에 글자를 써서 붙인다고 절대 열공이 되지 않는 것처럼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가 소중한 만큼 먼저 ‘나’라는 사람을 잘 보살필 줄 아는 힘이 꼭 필요하다.


언제나 함께하는 지성 김 종원 작가님의 책과 글을 알게 된 후 ‘하루 한 줄 인문학 필사 카페’와 ‘사색이 자본이다 카페’를 함께 하며 ‘생각 공부 스토리 채널’의 글을 매일 읽으며 두려움을 없애고 내가 지킬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꼭 찾고 싶었고 꼭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의 느낌이 샘솟기 시작했다.


인생의 기로에 부딪히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방황할 때 작가님이 하늘에서 내려놓은 동아줄을 잡듯이 믿지 못할 시간을 보내며 작가님이 선정해 주신 ‘24권’의 필사 도서를 함께 했고 작가님이 ‘26년’ 동안 아낌없이 써 주신 뜨거운 책들을 내가 살아있는 한 계속 읽을 수밖에 없는 책 속에 담긴 영혼 한 글의 마음을 따라 변주하며 삶 속 좋은 주제를 배우고 찾아 일상에서 실천하며 살아야 한다.


삶은 결국, 단어가 모여 문장을 이루고 문장이 모여 말이 되고 그것이 사람들의 생각이 되고 그렇게 시작되는 생각이 자신의 인생에 해답이 된다. 작가님의 빛나는 마음을 글과 함께 하며 감사한 삶의 선물을 받고 다시 살아가는 내가 되어 중년을 쓰는 길 위에서 또 하늘을 바라본다.


작가님이 책을 내신 지 2020. 20주년 기념의 해를 기념하며 두구두구 ‘인문학 일일 달력’ 이 드디어 12월 3일에 출간된다는 기쁜 소식이 새롭게 맞이 할 2021. 을 기대하게 하는 따스한 나날들이 더불어 다가올 것 같은 기분이 좋은 햇살 예감이다.


김종원 작가님은 또 우리에게 이렇게 희망을 전한다.

“그대는 살아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글을 쓰기 위해 반지하 고시원에서 지낼 때 가난도 추위도 벌레도 모두 친구라 여기며 눈물이 흐를 때도 웃음으로 고통을 자신의 삶에 쓰며 그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는 방법을 찾으려 했고 꿈을 향해 그날들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었던 전설적인 이야기는 결코 지나버린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변함없이 한 사람에게 아픔과 고통까지도 사랑으로 전하려는 더욱더 탄탄해질 수밖에 없는 무너지지 않은 사색의 성을 쌓아간다.

 

살아가는 우리의 인문이란, 어제의 어리석음을 현명하고 지혜롭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의 실천이며, 배우려는 것을 암기처럼 외운다고 해서 그렇게 살아지지 않는다. 그 사실에서 출발하며 공부하는 마음으로 일상에 중심을 놓는 힘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각자 개인으로 돌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자신의 삶에 집중하며 사는 것이 아름답게 인문 하는 삶이 될 수 있다.


당신은 살아 있으므로, 늘 자신을 믿고 자신을 사랑하며 아름다운 이유의 꿈을 실천하며 그대의 새로운 날을 준비하는 근사한 사람이 되길 소망한다.


2020.12.2

#김종원작가 #20주년 #일일달력 #청림라이프

#하루한장365인문학달력 12월 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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