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풍요로워지는 단 하나를 그리며 살며 실천하며

오늘의 인문학 낭송 (7분 32초)

by 김주영 작가

https://youtu.be/nllDA3 e0 qpc

못된 사람을 만났을 때 가장 지혜로운 대처법

이렇게 말하면 5~7세 아이의 지능이 점점 높아집니다

하루 한 장 365 내 아이 성장 일력 아이들의 낭송

(김종원 작가님 글 출처)


1. 20년을 함께 산 냉장고를 바꾸며 안에 쌓아둔 많은 것들을 치우며 지금 새로 산 냉장고에는 최대한을 비우고 가장 최소한의 것이 들어 있어 든 게 없이 있는 게 작은 냉장고 문을 열면 마치 전시용처럼 말끔하다.


채우지 않은 자체의 냉장고 문을 열며 나는 기분이 좋아진다. 냉장고인데 그 안이 빈 환한 냉장고를 상상하는 이런 세상이 내가 사는 현실이 된 거니까. 세월 속에 쌓아둔 불필요한 잔재들을 보낸 텅 빈 가벼움처럼 냉장고 속을 마음으로 채울 수 있는 이런 행복이 마치 사색으로 만나는 홀연한 의식 같아 나는 이대로 냉장고를 채우지 않고 살고 싶다.


지방은 비우고 지성을 채우며 사는 의식 있는 삶에 가까워지는 내가 가꾸는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런 의미 있는 향기의 삶이 참 좋다.


2. 세탁기와 건조기를 들이고 잠시 고민했다. 아직 작동법을 잘 모르겠고 사원이 설명해 준 대로 세탁을 끝내고 건조기를 쓰려니 건조 시간이 50분이라는 데에서 매번 빨래를 하고 50분 싹을 말린다면 전기요금이 얼마나 나올까 잠시 걱정이 되긴 했다.(물론 빨래의 무게에 따라 시간이 바뀔 것이지만) 10분쯤 돌아가는 건조기를 돌리다가 정지하고 첫 번째 빨래는 급한 게 아니라서 접이식 건조대에서 그냥 널고 말리기로 했다.


빨래를 모아 두 번째 빨래를 하며 이번에는 세탁양이 더 많아져 따로 널기에 넉넉하지 않아 마음의 계산을 잊고 큰 맘먹고 건조기를 한 번 돌리기로 했다. 시간이 지나고 꺼낸 빨래가 왜 이리 뽀송하게 말라 있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그날도 가득했던 내 일상에서 새로 와 준 세탁기와 건조기 덕분에 내 마음이 꼬들하게 멈추어 미소 지을 수 있었던 날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따스한 빨래를 꺼내어 거실에 두니 큰 아이가 티브이로 나오는 댄스 화면을 보며 하나씩 둘씩 개기까지 이런 나날의 감사를 부르며 살 수 있음이 내가 나로서 산다는 게 무엇이며 기쁨인지 지금처럼 변함없이 살아가며 내가 되기를 다시 소망한다.


나는 지금 살림 장만을 했다고 그것을 자랑하려는 차원이 아니다. 늘 그만의 세상을 살다가 내가 마련한 건조기를 돌리며 바라보는 순간의 느낌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하나의 선택을 하고 시선을 바꾸었을 때 단지 건조기이지만 빨래가 마르고 아이가 개우는 이 자연스러운 혁명 같은 방식의 태도가 말이 아닌 스스로 알아서 하고 있는 일상의 변화를 말하고 싶은 거다.


살아가며 비워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을 생각하고 무엇을 채우고 버리며 살 것인지 질문하며 사는 간절한 날이 언제나 중하다. 이를테면 건조기를 집에 들이겠다는 하나를 목표와 목적에 두고 아이와 함께 건조기를 살 수 있는 우리의 날을 만들어 가는 날을 의미에 두며 사는 것이다. 그 하나에서 연결되는 다른 가치 있는 변화해가는 일상을 만날 수 있을 테니까. 물론 사용해 봐야 알게 될 것들 속에서 나는 요금 나올 게 아까워 여전히 일반 널기를 자주 실천하더래도 한 달에 2번 정도 여름철 눅눅할 때는 4번 정도 사용하고 있을 ‘나’ 라는 것을 짐작해 본다.


늘 지성 아래에 가득히 펼쳐지는 무엇이든 현실이 되는 가능의 세계가 지금도 이처럼 무한한 별의 음성처럼 펼쳐지고 있다.


2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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