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예쁜 순간들

오늘의 인문학 산책 (12분 18초)

by 김주영 작가

https://youtu.be/JzFl8_wHZfc

나도 3만 원 이상의 와인과 같은 글을 쓰고 싶다.

삶을 다시 시작하려는 당신을 위한 10가지 조언

살면서 꼭 자신에게 해야 할 20가지 질문

마흔 이후에 우아하고 기품 있게 말하는 부모가 아이에게

근사한 삶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아이들의 낭송

(김종원 작가님 글 출처)


커피와 차를 한꺼번에 많이 마시질 못 해 오래 두고 마셔야 한다. 하는 일과 약 먹는 시간의 틈을 두다 보면 하루 한 잔의 커피가 절반이 남아 다음 날을 넘기고 있을 때가 있다. 그걸 마시다 보면 다음 커피가 이렇게 어제 내린 한 잔의 커피가 되어 이른 새벽을 맞이할 때 값진 친구를 만나는 감사한 기분에 자꾸 바라보게 된다.


지금은 둘째 방에 커튼과 앞베란다 한쪽면으로 롤스크린을 설치하러 왔다. 두 곳 모두 창쪽이라서 햇살이 좋지만 햇빛이 강할 때는 약간씩 가려주는 게 좋을 것 같다. 둘째 방에는 암막 커튼이나 하얀색과 비둘기색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무겁지 않고 잘 어울린다. 앞 베란다 역시 화이트 톤의 롤스크린이라 처음에는 다 좋은데 시간이 지나며 먼지가 쌓이면 세탁이나 청소를 어떻게 하는지를 담당자께 질문하자 이것도 참 편리해젔구나 롤스크린만 빼서 다른 스타일로 새로 교체하거나 틀까지 바꾸기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한다.


설치하시는 모습 뒤로 보이는 제품의 포장지에 이런 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쉿! 소음방지 특허제품 블라인드”

실생활에서 쓰는 커튼이나 블라인드 조명 가전 가구등 분야에서 무엇 하나를 새로 연구하고 고안하고 발견해 내는 것들의 끝이 과연 어디까지일까. 블라인드라는 가리개에도 소음을 방지하는 특허를 개발하다니 설치가 되면 정말 관찰하며 지켜보고 싶어 진다.


새시에 못을 박는 게 아니라 콘크리트 벽면에 설치하기를 인테리어 업체 대표님께서 제안하셨는지 30대? 젊은 기사님께서 쉽지 않게 계속해서 못을 박고 실패하고 작업을 이어간다. 초보라면 언제나 시도하고 배우며 하나를 해내고 터득하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과 함께 보낸 시간이 이처럼 필요하다. 1시간 30분이 지나도록 베란다 콘크리트 벽에 피스와 못을 박는데 튕겨져 나오기를 반복하고 기사님도 고개를 뒤잡고 사다리에 서서 애를 먹는다. 결국 동료에게 전화를 하기까지 가능으로 가는 방향을 혼자서 사물과 몸으로 느껴가며 오래 질문했을 테니까.


다시 나로 돌아와 내 글과 독서법 그리고 필사의 모든 것에 그처럼 커튼 하나에 소음을 방지하는 기발한 특허와 같은 본질의 깊은 뜻을 실어 함께 하는 것이 어떻게 하면 자기 삶을 고쳐 쓰고 수정하며 새로운 길을 보내며 살 수 있는지 나 역시 지성의 견고한 대지에서 위대하며 특별한 내 길을 걷는 한 사람이기를 고요한 내 창조의 영역을 끊임없이 태우고 또 태우며 오늘을 가득히 오가며 살아간다.


그렇게 자신에게 하얀 콘크리트 가루를 입히고 연장을 챙기는 젊은이를 보며 내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일 것만 같아 처음에는 금방 할 것 같아 멀리서 보다가 시간이 지나며 나는 내 할 일을 하나씩 할 수 있어 지루해한다거나 낭비하지 않고 시간을 샀다. 그냥 보내고 싶지 않았다. 오랜만에 아이들을 주고 싶어 만원 미만의 딸기를 큰맘 먹고 사온 걸 미리 씻어 두었다가 돌아서는 그를 잡고 잠시 먼지를 씻기는 시간을 주고 인사를 나누며 갈 길을 갔다.


그래. 그는 오늘 또 하나를 크게 질문 했을 것이다. 잘 박아지지 않은 곳에 이쑤시개 나무를 이용하는데 그도 시도 했으나 얼마만큼 많은 양을 이용하며 못과 고정 핀을 완벽하게 설치할 수 있는지 그 양과 요령을 배웠을 거라서 그렇게 떠나는 그를 보며 나 역시 성장하는 아이를 보듯 행복하며 뿌듯 했다.


2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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