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20 주년 기념. 문해력 공부.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음식 매거진 1.
돈가스 이야기
사진의 흔적을 지날 때면 그동안 저장해 둔 음식 사진이 빠질 수 없다. 라테는 아니지만 나이가 든다는 것은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지는 못하게 되는 것 같다. 아니 음식양을 줄여가며 늘 입맛만 적시고 과하게 먹지 않아야 눈은 즐겁게 속과 몸이 가장 편한 상태가 된다.
회사 근처가 한적하여 식당이 그다지 없고 그나마 영업 중이던 식당들도 새로 지어진 아파트 단지나 신도시로 이동을 하다 보니 점심때 먹을 메뉴가 다양하지 않아 단조롭게 선택할 수밖에 없다. 식사를 함께 드실 어른들은 거의 한식 위주다 보니 언니랑 나랑 둘이 있게 될 때는 가보지 않은 곳을 찾게 되는데 새로 생긴 레스토 카페에 가보기로 했다. 외형보다 내부가 아기자기해서 보던 중 모던하고 깔끔한 분위기가 왠지 마음을 즐겁게 했다. 식사 메뉴는 딱 한 가지 ‘생 돈가스’ 만이 가능했다. 언니랑 단 둘이 먹는 흔하지 않은 점심으로 돈가스를 먹으며 특별한 외식이니 만큼 나는 카푸치노와 언니는 아메리카노를 함께 들며 시간을 밝혔다. 내게는 커피 한 잔의 양이 많아서 언니가 주문하며 그 한 잔 가지고 나누어 먹어도 되지만 그렇게 되면 언니가 마실 양이 줄어드는 관계로 그렇게 하기로 했다. 아주 가끔 그 한 잔은 오랜 향기처럼 공간을 날리며 함께 하는 것도 좋으니까, 식사하기에 옹기종기 의자와 테이블의 위치가 꼭 맞지는 않았지만 둘이는 웃으며 그때를 기억하는 추억의 한 페이지를 그릴 수 있다.
2019년 겸 종원 작가님의 인문학 콜라보 강연이 끝나고 작가님과 글쓰기 수업 패밀리 선생님들과 함께 했던 사당동 갤러리 근처 치킨 집에서 즐겨본 돈가스와 치킨 달걀말이와 비빔소면 중에서 마치 요즘 다시 떠올리는 경양식 돈가스처럼 입맛을 당기는 소스와 기름지지 않은 고소함과 담백한 돈가스가 언제나 가장 맛있었던 ‘인생 돈가스’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고 차가운 기온에 사람 냄새가 가득하던 그때를 그리게 한다
그때 한 점 더 기억에 남겨 둘 걸 아쉽고 생각이 나고 그날의 풍경들이 그대로 다시 날아 떠오른다. 그리워지는 그날의 돈가스.
2020.12.23
오늘 브런치 낭송 주제는 누군가의 말과 마음을 ‘잘 들어주기’에 대해 읽고 듣고 생각하는 시간입니다.
‘관계’ 나와 상대 그리고 아이의 마음과 내가 했던 태도와 말과 마음 그리고 잘 듣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어떻게 하면 잘 들을 수 있을까’를 다짐하고 행동하게 되는 마음가짐으로 차분한 또 하나의 고독을 발견하는 것이 나와 주변을 살리는 오늘의 ‘문해력 공부’가 될 수 있습니다.
*블로그 출처 지성 김종원 작가의 오늘 글을 낭송합니다.
*언제나 아이와 함께 낭송하기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김종원시인의 시가 아이콘이 부르는 가사가 되어 아름다운 노래로 탄생한 곡 ‘아임 오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