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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Jan 08. 2021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대만영화. 여행 에세이)

김종원저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대만 진출 표지

중정 기념당, 타이루거 협곡, 청수 단애, 지우펀


중국 같으며 일본의 문화가 교류하는 주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흐르는 도시 대만. 장제스의 위력이 느껴질 만큼 중정 기념당을 지키는 위병대들의 의식과 마치 로봇처럼 움직이지 않고 서있는 그들의 모습을 흔들어 확인하고 싶을 만큼 절도 있으며 근엄하다. 장제스의 호를 따른 중정이며 사망한 89세를 기린 기념관에 입장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89개’의 계단을 오르며 중국문화에 담긴 깊은 뜻과 그간의 역사를 마음속으로 추념해 볼 수 있다.


타이베이 역에서 화련 역 기차를 타고 가면 만날 수 있는 대만의 8대 절경에 속하는 ‘청수 단애’ 태평양 바다가 산의 절벽을 깎아 만든 명소다. 비가 뿌린 후라 안개가 스멀하게 올라오는 바다를 보며 한 참을 사랑으로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경치와 운치를 사람들에게 선물을 해 주는 곳이다.


호텔을 반점이라고 쓰는 점이 인상적이다. 머물렀던 ‘원산대반점’ 은 왠지 음기가 강한 곳에다 내부 틀은 그대로 두고 전체 외관을 리모델링했지만 목조 건물이다 보니 쥐라도 나올 수 있다는 가이드의 말에 긴장을 멈추지 못했으나 사실은 나오지 않았고 그래서 로비에는 안내 데스크 외에 따로 직원이 상주하고 있으며 무조건 ‘미안하다’는 인사를 하는 부스가 비치되어있다. 숙소에 들어가며 아이의 트렁크 가방에 발이 걸려 대리석 바닥으로 넘어진 기억이 있어 그날의 음기가 유난히 세다는 기분이 살짝 들었다. 빨간 풍등처럼 넓게 꾸며진 차가운 대리석 그리고 로비의 화려한 건물의 호텔 바닥에 잠시 누워있었다.(오매, 아프고 부끄럽든 그.ㅎㅎ) 쥐구멍이 없어서 숨지 못하고 벌떡 일어서야 했다.


지우펀 시장 좁은 골목 사이에서 땅콩 아이스크림가게를 지나면 수제 오카리나 상점이 나오는데 오카리나를 판매하는 게 특색이 있다. 어떻게 해서 그곳에서 오카리나를 만들게 되었는지는 지금도 질문하는 거지만 작고 아담한 작거나 큰 오카리나를 선물용으로 구입하기에도 괜찮은 구성이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는 애니매이션의 영감을 받을 수 있었던 호기심 그리고 작고 아담한 산골 마을의 주변에 가족묘처럼 세워진 사당? 이 집처럼 옹기종기 존재하는 곳이 많아서 일까, 늘 여행할 때면 다시 한번 오리라 여운을 남기지만 이제는 갈 수 있었던 그때의 시간을 기억해야 한다.


대만 하면 왠지 또 가고 싶은 자유와 고요함이 느껴진다.

얼마 전 밤에 티브이를 넘기다가 넷플릭스 영화 하나를 발견했다. 어린아이 둘이서 어릴 적 깨복쟁이 친구들의 에피소드가 딸과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아서 밤에 잠을 물리치고 영화에 빠져 들었다.’ 안녕 나의 솔 메이트’ 주인공 안생과 칠월의 사는 환경이 다르고 살아가야 할 인생이 다르지만 애틋하게 전해지는 그들의 성장이 왠지 하이틴 로맨스를 꿈꾸는 아련한 청춘이 떠오르게 하는 인터넷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중에 나타나는 가명이라는 남자가 서로의 사이를 오가는 애매함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안생과 칠월의 인생이 마음을 적시지만 서로 가야 하는 운명에 그들은 끝까지 영원을 간직하는 친구의 모습의 구도를 만날 수 있고 그중에 나오는 배경음악을 “ 아, 저 노래 뭐지? 참 좋다”를 연발하며 딸과 함께 눈물을 글썽였고 유튜브를 찾고 찾아 딸아이가 오래된 ‘방향’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선물처럼 찾아 주었다. 그 후로도 늘 그 영화와 음악을 자주 떠올리며 듣는 순수 감성 중국에서 개봉했지만 대만 영화제에서 공동 여우 주연상을 받았다는 점이 주연 배우 칠월과 안생을 기억하는 특별함으로 남는다.


인문학의 대가 김종원 작가님의 책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이 대만으로 진출하는 책 표지가 나온다는 소식에 갑자기 다시 가고 싶은 추운 겨울날의 대만이 오늘 나의 추천 여행지가 되었다. 대만 서점에라도 날아가서 만날 수 있는 인문학 책이 꼭, 읽고 싶어 지는 그런 날이다.


김종원저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대만판

https://youtu.be/xKWeUG5WG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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