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문학 낭송 (8분 41초)
기대하는 자의 다른 면을 질문하며
딱 한 줄로 상대방의 호감을 이끌어 내는 법
진짜 친구는 다르다. 글쓰기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지적
도구다. 육아가 너무 힘들 때 빠르게 평정심을 찾는 12가지 방법.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자녀의 낭송
(김종원 작가님 글 출처)
그대라는 계절이 오면 계절과 우리의 다짐
우리는 계절의 옷을 벗어야 다른 계절의 옷을 입는다
고통 속에 빛이 보이지 않을 듯 한 거센 바람도
아픔 속에 그치지 않을 듯 한 거친 소낙비도
눈물 아래 앞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깜깜한 안갯속에서도
강렬하게 그을린 여름날의 햇빛도
온통 세상을 하얀 나라로 얼려버리는
겨울의 그날도 저마다 가슴 시린
가을날의 아찔한 뜨락도
탈대로 타다 남은 계절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돌고 돌아 새로운 계절의 옷이 일상을 두른다
목마를 탄 병정처럼 그대로 멈춘 유리병 안에 마음처럼 차갑고 뜨거운 우리 안의 소용돌이는 돌고 돌아 다시 계절 속으로 사라지고 계절을 타고 나름의 이유로 흘러서 온다
푸른 초원 아래 다시 피어나는 한 떨기 풀잎의 생명일지라도 제 자리에서 곧대로 피어나는 눈물의 영혼 아프고 슬프도록 상처를 지나친 후에 다시 돌아가는 유일한 희망
그리움이 살이 되고 지나온 무게가 떠나는 계절의 골목 사이로 시절이 가고 다시 돌아오는 우리 안의 따스하거나 느슨한 계절을 따라 변치 않는 상념을 갈아입는다
지나간 그날은 계절이라는 바람의 옷을 입고서
떠나간 계절을 몰고 다시 오고야 만다
아, 가을이 온다.
인간은 사는 동안 내내 육아를 하고 살림을 하거나 일과 공부 학업을 하고 살며 내가 풀고 싶어 하는 고민을 따로 풀 방법이나 전문가라 말하는 그들의 조언대로 하면 단숨에 풀어지기를 기대하며 특별한 대상을 찾지만 진정 풀리고 그 일을 해결할 대상은 결국 타인이 해줄 수 없는 나와의 일이다.
책과 글을 안고 잘 사는 법을 오래 질문해야 하는데 단숨에 끝낼 것 같은 기대감도 역시 해답이 되지 못하고 그치게 되는 이유가 그 안에 담겨 있다. 그러므로 한 사람의 생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누구나 풀 수 없고 겉으로 보고 판단하는 내면의 깊이를 어찌 해결할 것인가.
실천할 수 있는 하나를 찾고 그것을 매일 함께하는 독서가 참 잘 어울린다. 읽고 보고 쓰고 다짐하며 생각하는 길을 놓지 않고 실행하는 오랜 길에 서야 비로소 나를 비우고 버리고 가장 맑은 영혼을 발견한다. 누구나 일상이 시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 꼭 모든 것 다 가진 사람이 현자가 아닌 건 힘들고 지친 자가 질문할 수 있는 영감의 조각들이 그만큼 다양한 희망과 변화의 깊이를 안고 오기 때문이다.
늘 하나인 지성을 가까이하고 싶은 나의 소망은 언제 어디서나 삶을 구원하며 찾는 글과 생각의 힘이며 살아있는 생명의 온기를 안고 있어 가는 길이 언제나 나와 우리의 영원한 날이며 기대하며 살아가는 한 사람을 밝히는 미래이며 중심이다.
202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