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오늘의 인문학 라디오 낭송 (3분 35초)
지혜로운 사람은 침묵에서 배운다.
김종원 작가 카카오 채널 생각 공부 글 출처
하루 한마디 365 인문학 달력 낭송이 이어집니다.
노래. 아이콘 아임 오케이
1. 나는 매일 책을 읽고 필사를 하며 낭송을 한다.
아이들이 자랄 때 차분한 일상과 자기가 주도하는 현실의 습관을 가지는 게 부모가 가지는 가장 큰 바람일 것이다.
큰 아이 때와 둘째를 키우며 바뀐 것은 나의 습관이다.
큰 아이가 중학교 시절을 보내며 아이의 미래를 위해 나는 더 열을 냈고 아이는 자꾸 간섭하고 지시하는 나를 보며 가만있지 않아 늘 조용할 날이 없었다.
“엄마는 잘 쉬어야 하는 병에 걸렸잖아. 나는 쉴게, 너는 공부하렴.”
그래. 말은 좋다. 아이도 물론 그런 상황을 이해하겠지만 그것을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아이의 약한 과목에 집중하려고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주말 아니 일요일도 쉬지 못하고 학원에서 더 보충했으나 믿고 꼭 맡기고 싶은 그 학원 선생님의 아들은 주변에서 인정하는 원래 영재끼가 있는 상위 1, 2%에 해당하는 학생이었지만 내 아이도 그 학원 선생님께 맡기면 그 아들처럼 비슷한 성적이라도 낼 거라 내심 기대했겠지. 그러나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거기서 하는 학습방법이 내 아이에게는 맞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아이가 공부할 때 나는 책을 보는 시늉을 하며 졸았고 마음적으로도 그 상황을 불편해했다. 분명, 아이도 모를 리가 없고 엄마의 잘못된 태도를 알고 더 싫은 기분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세월이 지나 큰 아이는 이제 고 3 이 되어가고 나는 매일 무거운 책을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며 입은 쥐어 조금 불편하고 뼈와 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을 느끼면서도 전혀 힘들거나 불편하지 않게 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큰 아이와는 별개로 오직, 내 시간을 충분히 지나치게 사용할 수 있고 예비 중학생이 될 둘째는 자신이 주도하에 학교배정이 어디로 될지도 모르는데 참고서를 사고 요리도 하고 산책도 하며 필사를 하고 게임을 자유롭게 즐기며 자신의 일상을 펼칠 줄 안다.
2. 고요 속에 마주하는 일상의 소리를 본다.
열심히 일하고 돌아온 오후 네시부터 여섯 시 사이에 되도록 내가 해야 할 낭송을 녹음한 지 벌써 한 달이 되어간다. 그 시간을 지나며 들어야 하는 소리는 근처 공군부대에서 날씨가 좋을 때 진행되는 전투기 소리, 제 시간이면 지나치는 기차소리, 어느 집에서 마구 짖어 대는 멍멍이 소리, 때 마침 위층에서 누르는 나는 듣지 않아도 될 장르의 피아노 건반 두드리는 소리, 청소기 달그락 소리, 세면대와 세탁기 돌리는 소리를 듣고 초 긴장감을 스릴 있게 느끼며 녹음을 반복한다. 꼭, 낭송해야만 하는 소중한 글과 속도와 박자를 맞추기를 조절하며 일상의 고독과 악수하는 유일한 시간을 만들기 위해 가장 좋은 순간을 담는 마음으로 나는 아름다운 오감 작업의 임무를 수행한다.
이 모든 것은 일상이 내게 허락한 선물이며 앞으로 걸어가야 하는 나의 숙명적인 고요한 외침과도 같은 나만의 유일한 길이다. 쓸데없이 복잡한 생각을 만들지 않을 수 있는 것이 생산적인 나의 시간을 만들어가는 유일한 방법이며 내가 가진 하나를 쓰고 낭송하며 꼭, 읽고 보아야만 하는 단 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한 마디의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나의 가장 큰 원대한 사랑이며 소망이다.
나는 지금껏 알지 못하고 보낸 내 시간마저도 도리어 감사해야 한다는 큰 사실을 안고간다. 더 사랑하고 싶어 나는 아파했으며 그래서 이런 삶을 내게 줄 수 있으니까, 내가 알지 못했기에 앞으로 알아야 할 많은 것들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과 나는 지금 행복하다는 감정을 주고받을 시간의 여유도 없이 나만의 길을 가는 내가 좋다. 앞으로 기대되는 세상이 깜짝 놀랄만한 ‘나’ 라서 할 수 있는 유일한 것들을 하며 살아갈 수 있고 미래를 막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지금 내가 가는 방향이 오직 내가 가야만 하는 일이라는 사실대로 내가 가는 이 길이 그래서 더 소중할 수 있도록 나는 나의 시간을 주도할 것이다.
나는 그래서 더욱 사랑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내가 더 많이 사랑해야 나보다 더 아픈 사람에게 그것을 전할 수 있으니까.
2021.1.20
매일 글을 쓰고 나를 치유하는 소중한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