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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봄을 알리는 이성과 감성의 조화

김주영과 함께 하는 브런치 라디오 (8분 25초)

by 김주영 작가


https://m.blog.naver.com/mkp0821/222257056506


비가 내리는 거리를 보며

아픈 마음에 또 비가 젖을까 봐 혼자서 울죠.


싸늘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소리가

귓가에 스칠 때는

그 바람이 내 시린 상처를

소리 내는 귀뚜라미처럼 훑고 지나갈까

마음이 더 웅크렸고


가을이 지나간 앙상한 들녘과

도심의 낙엽들이 모두 사그라지기도 전에

하늘에서 내려오는 눈을 바라 볼 때는 또 어떤가요.

하얀 눈이 내려 시커멓게 타버린

마음의 온도마저 얼음처럼 얼다가

결국에는 녹지 못하고 깨져버릴까

나 자신을 더욱 꽁꽁 묶어버리게 하죠.


하지만 그 어느 날에

마음이라는 그대의 봄이오며

한 편의 영화를 보듯

그 시절 쇼팽이라는 친구가

들려주는 고요하거나 심정을 울리는 음감을 따라

끝날 듯 끝나지 않고

잡힐 듯 잡히지 않은

끝나지 않고 그렇다고 시작이 끝이 아닌

미리 어느 것을 짐작할 수 없는 종착지에 다다를 때쯤


이미 젖어 마르지 않은 신발이 또 젖을까 봐

물에 젖기 두려운 사실을

그것은 내가 미리 슬퍼했기 때문이라는

사연을 알게 되었고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너무도 아파

해가 나면 마음 깊이 태양이 비출거라는

더 아플 용기가 없었다는 이유로

안개처럼 희미해지는 사연도 알게 되죠.


사람들은 영화 속에 흐르는 작은 음악조차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나에게는 삶이 주는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이듯 그저 흔들림 없이 가는 길에서 그대가 써놓은 흔적을 따라 한 줄이 써놓은 언어의 늪에 빠져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그중에 한 줄의 영광을 쓸 수 있다면 강력한 한 편에서 한 줄의 뜨거움을 쓰다가 읽다가 보다가 그대로를 영원토록 기억하며 살겠어요. 그러다가 내 글이 한 줄이 되어 다시 이 길이 생명처럼 빛날 수 있는 영광을 남기며 살고 싶은 한낮의 꿈길을 나는 거닐고 또 걸어가요.


2021.2.26


김종원 작가와 함께 하는 글쓰기, 자녀, 인생문제를 사색으로 풀어가는 공간입니다.

https://cafe.naver.com/globalthi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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