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문학 낭송 (6분 17초)
그대는 그대이므로 아름답다.
당신의 고독을 당신을 위해 쓰라. 뱃 살
김종원 작가의 카카오 채널
블로그. 카카오 스토리 글 출처
사람이 산다는 건 그럼에도 가능한 하나의 마음을 줄 수 있을 때 죽어가는 한 사람의 마음에 빛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 인간들이 나눌 수 있는 이해이며 소통을 가능케 하는 의미를 지닌 언어가 될 수 있다.
아빠의 77번째 생신이 되었고 며칠 동안 뵐 수 없는 보고픔이란 말로 다 설명이 되지 않지만 일찍 퇴근을 하고 언니랑 형부가 담당 의사를 뵙고 부탁을 드렸나 보다.
“선생님. 오늘이 아빠 생신인데 볼 수가 없고 약간 의식이 있으실 때 동영상이나 사진 한 장 만이라도 보내주시면 안 될까요?”
면담이 끝나고 중환자실로 가신 선생님께서 사진 2장과 함께 아빠를 잠시 흔들어 깨운 후 이름과 사는 곳 그리고 오늘이 생신이라는 짧은 질문을 담은 동영상을 보내주어서 비 내리는 오늘 오후 우리들에게 기쁜 소식 하나를 전해주셨다. 이것은 아빠가 우리에게 보낸 생일 선물이 되는 거라고 할 수 있다. 그 질문이 끝나자마자 아빠는 바로 주무시지만 그 의식 중에도 이렇게 표현한다는 것이 아빠의 의지이며 아빠가 우리에게 전한 가장 큰 약속이 되는 거니까.
사실 오전에 간호사께 부탁을 했지만 개인 폰으로 찍어서 보낸다는 것을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강요할 수가 없고 쉽지가 않은 일이라는 걸 잘 알기에 의사 선생님이 보내주신 마음이 얼마나 감사하고 기품이 있는 일인지 그래서 세상에서 안될 일이 아닌 서로 나누는 가능한 일이 많다는 것이 내가 꿈꾸고 바라보게 되는 가장 아름다운 언어이며 생각의 향기라는 사실을 잊을 수 없다.
그렇게 아빠를 낯선곳에 맡겨두고 오늘 같은 날에 아빠를 케어해주시는 분들께 떡이라도 나눠드리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그것 마저도 절대 안 되는 일이라고 하면 내 마음은 그래서 또 아파야 하고 그게 두려운 것처럼 갈수록 세상이 공평하다며 될 것과 안 되는 일을 구분하지만 할 수 있는 하나의 일조차도 멀어지는 세상이란 마음과 정마저도 잊게 만드는 것 같아 가끔은 그것이 나는 두렵지만 다시 내게서 자라고 있는 배움의 빛으로 하나를 생각하며 다시 발길을 걷는다.
“할 수 있는 최선을 생각하는 우리의 삶이 안 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또 다른 기적을 찾는 일이 될 수 있다.”
202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