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낭송
인간을 바꾸는 5가지 법칙
중1 아이의 생각
사람은 항상 걱정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 걱정은 잊어도 된다.
걱정은 결국 없어지니 빨리 잊어라.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아라.
당신 인생이니.
한 줄 문장
“걱정하지 말아라.”
문득, 아이의 생각을 읽다 보니 눈물이 흐를 것만 같다.
살면서 내 인생이니 빨리 잊고 걱정하지 말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아이의 시선이 참 예쁘고 반갑다. 벌써 고3 딸아이 학교에서 빛나는 청춘시절에 1차 졸업사진을 찍는다고 주말부터 설레는데 그럴 때마다 함께 공감하지를 못했다.
오늘 아침에는 딸아이가 꾸미느라 평상시 집에서 출발해야 하는 시간보다 10분이나 지체를 하는 바람에 함께 기뻐해줘야 하는 시간에도 그저 묵묵히 이동에만 집중했다.
사실 나는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지만 하나하나 모두를 설명할 수 없기에 그저 내릴 때 예쁘게 찍으라는 인사를 나누었지만 내가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여 다시 카톡으로 좋은 날을 상기시켜 주었다.
사무실 일정을 일찍 마치고 아빠가 자주 들르시는 과일가게에 들러 수박 한 통과 늘 아빠를 케어해주시는 간호사들이 생각나서 아빠가 치과에 가실 때의 그 마음으로 체리 두 팩을 준비했다. 병원에 입원하시기 며칠 전에 과일가게 사장님이 골라주신 수박이 진짜 맛있었다는 말씀이 떠나질 않아 또 아빠의 안부를 묻는 사장님께서는 이 수박 한 통을 꼭 마음과 함께 아빠께 전해주라고 선물로 주셨다. 의사 선생님께서 과일을 조금 드려도 된다지만 사실 많이 드리지 않아야 하기에 갈증 나는 입에 작게 썰어진 자그마한 2조각 정도를 드리고 싶은 게 내 마음이라서 그거라도 드실 수 있도록 아빠와 잠시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같은 병실에 누워만 계시는 부모를 케어하는 보호자 분들은 아빠와의 대화를 들으며 이렇게 말한다.
“ 아빠가 그 정도만 되어도 좋겠어요.저는 부러워요.”
“ 어제도 밤에 한 숨을 안 주무시고 노래를 부르셨어요.”
아빠가 밤새 노래를 부른다는 게 가요라고 생각했지만 아빠의 노래가 절대 가요가 아니라서 또 한 번 울컥해야 들을 수 있는 힘이 없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희망을 부르는 창가처럼 들리는 처음 듣는 아빠의 노래라는 사실이 또 한 번 아프다. 어제는 언니에게 오늘은 나에게 아빠는 손에 낀 보호장갑과 끈을 풀고 병원을 나가자고 화를 내신다. 아빠의 지금 생각은 그거 하나다. 물론 한 손을 풀어보지만 당장 움직이시는 몸짓들을 제어할 수 없어 다시 끈을 묶고 나오며 내일 온다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도 모두가 아빠에게는 필요치 않으며 이곳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아파트 광장에서 지팡이를 짚고 다니시는 할머니를 봐도 휠체어를 타고 산책시켜드리는 어른들도 내게는 모두가 그래도 부럽다는 생각에 눈물이 차오르지만 이럴 수 있는 것도 또 누군가에게는 우리가 부러울 수 있으니 오늘에 또 감사하고 또 다른 내일 그리고 좋은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2021.5.19
중학생 아이의 필사
엄마도 매일 생각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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