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을 매일 낭송합니다.(7분 10초)
다시 강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마음에 닿는 말
글 쓰며 사는 삶을 위한 3가지 조언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낭송
김종원 작가의 글 출처
비가 내리지 않지만 눈과 가슴과 세상에는 온통 가득 비가 내린다. 늘 가까이 계시던 아빠가 다시 경기도 여동생 집으로 떠나셨다. 어디로 갈 거라는 걸 진심으로 아는지 모르는지 자신이 생각하거나 계획한 일이 결코 아니지만 그래, 그동안 사느라 못 쓰신 긴 휴가를 떠나듯 며칠 동안 긴 여행을 가신 거라고 생각하자.
대체로 퇴원하던 당시의 수치를 유지하고 계시고 걸을 수 있고 움직일 수 있지만 숨이 차거나 혹시나 어떤 실수라도 할까 봐 곁에서 케어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아직은 남자의 손길이 아빠에게도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제부와 여동생이 며칠 아빠를 케어하며 느껴보고 이끄는 손길과 마음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내가 가져간 음식을 조금 드시고 내 얼굴을 한 번 바라보고 이동하기 위해 깨워도 자는 척하는 아기 같은 모습이 아빠가 내게 남겨주고 간 큰 선물이라서 차에 태워드리며 울지 말아야 하지만 소리까지 밖으로 새어 나는 것을 참아가며 울고 말았다. 일곱밤만 지나면 아빠를 다시 볼 수 있지만 여전히 누워계시던 침대에 그 모습 그대로 계시는 것 같은 아빠의 진한 온기를 도저히 떠나고 싶지 않다.
소중한 만큼 아픔도 큰 것이 바로 사랑이라면, 그렇게 또 한 번의 아픔과 눈물의 강을 건너며 또 하나의 사랑을 배우게 되는 것이 오성과 교감하듯 영혼에 가까워지는 영감으로 자라날 것이다.
2021.6.7
일상의 풀리지 않은 일들을 대가 김종원 작가와 함께 사색으로 풀어가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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