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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진 전부가 오늘인 것처럼 사는 법

좋은 글을 생각하는 낭송 (4분)

by 김주영 작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정하는 법

잘했다. 당신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아이들의 낭송

김종원 작가의 글 출처


이렇게 아빠 곁에 올 수 있다는 게 그저 곁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아빠가 늘 우리에게 변함없는 시간을 허락하는 선물이라는 느낌이 다시 이 공간과 시간 안에서 가득히 물들어 간다.


아침이 오기를 기다리며 등굣길 딸아이를 내려주고 되도록 이동할 일이 있으면 집에다 차를 놓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내가 정한 규칙이지만 되돌아 다시 와야 하는 ‘40분’이라는 시간이 지체되는 것을 아끼고자 복합적인 건물의 좁은 주차장에 주차해야 한다는 두려움을 안고 떨리지만 해야 하는 걸음만을 생각했고 그러므로 나는 할 수 있다는 중년의 길에서 가능의 언어를 또 한 번 찾아 나선다.


아침 식전에 드셔야 할 약도 식사도 드시지 않고 마음이 일어나지 않은 아빠를 아이처럼 공경하며 알약을 하나 드리고 내가 얇은 지단처럼 마늘을 넣고 만들어 온 달걀 지짐을 하나씩 드릴 수 있다. 입맛도 밥맛도 기분이라는 맛도 없으신 듯하여 그저 몸을 돌리고 누워계시는 아빠의 등을 두드려드리며 함께 있는 이 시간만이 내게 주어진 가장 좋은 시간이며 기대일 언덕인 듯 그저 바라보고 마음으로 고이 담는다.


영원히 함께 할 것 같은 인간의 시간이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 이어지는 것처럼 하루를 연결하는 슬픔과 아픔에 빠져 주저할 시간이 없다는 것은 감정에 익숙해지고 무뎌져야 살 수 있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정한 이야기라 하듯순간순간을 사랑하며 산다는 그 하나만을 당신께 배우고 또 닮고 그러므로 눈물을 안고 저 먼 하늘에 이 사연을 띄웁니다.


내게 찾아온 당신이라는 선물 내게 전하는 당신의 음성

내가 살 수 있는 그대라는 지성의 마음과 언어가 있어 나는 또 내일을 기약하고 오늘을 바라봅니다.


2021.6.15


인문학의 대가 김종원 작가와 함께 일상의 풀리지 않은. 일을 사색으로 풀어가는 공간입니다.

https://cafe.naver.com/globalthi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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