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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박동수 Feb 13. 2017

데인 드한의 영화 Choice 5

2005년 <우드로우 윌슨>이라는 단편영화로 데뷔한 데인 드한은 조/단역으로 짧게 스쳐 지나가는 시절을 거쳐 2012년 <크로니클>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불만으로 가득해 보이지만 어딘가 귀티 나는 얼굴, 길거리에서 노숙을 해도 대저택에서 우아하게 살아가도 어울리는 그의 외모 자체가 연기의 스펙트럼이 되는 데인 드한. 필모가 조금 더 쌓인 후에 그를 2010년대의 제임스 딘이자 리버 피닉스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라이프 애프터 베스> 같은 B급 장르영화에서부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같은 블록버스터 슈퍼히어로 영화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그의 영화 5편을 골라보았다.

Choice 1. <크로니클> 2012

감독: 조쉬 트랭크

출연: 데인 드한, 마이클 B. 조던


 저예산의 파운드 푸티지 형식으로 제작된 안티-슈퍼히어로 영화이다. 우연히 외계 물질에 접촉한 앤드류(데인 드한)와 친구들이 초능력을 얻게 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염력을 통해 학교 장기자랑에서 스타가 되기도 하고, 마트에서 물건을 훔치고 하늘을 날기도 하며 온갖 장난을 치던 중 불우한 가정사를 지는 앤드류가 아버지의 폭력적인 행동을 견디다 못해 사고를 친다는 것이 영화의 줄거리이다. 앤드류를 연기한 데인 드한이 사실상 극을 이끌어가는 존재이다. 캠코더를 통해 자신에게 일어나는 사건을 기록하는 앤드류의 모습을 통해, 염력이라는 설정을 통해 파운드 푸티지 장르 중에서 이례적으로 자유로운 카메라를 사용한 덕에 그의 내면에 긴밀히 접속할 수 있는 영화였다. 이 영화를 통해 관객과 평단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데인 드한의 연기는 할리우드 장르영화/청춘영화/성장영화를 이끌어갈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음을 증명한다.

Choice 2. <킬 유어 달링> 2013

감독: 존 크로키다스

출연: 데인 드한, 다니엘 레드클리프


 1944년 비트 세대라고 불리던 미국 문학의 새로운 흐름을 이끈 작가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데인 드한은 그들의 뮤즈 루시엔 카를 연기한다. 매혹적, 치명적이라는 형용사를 붙일 수밖에 없는 그의 연기와 매력은 존재 자체로 영화의 설득력을 부여한다. 관객은 앨런 긴즈버그(다니엘 레드클리프)의 시선을 따라 루시엔의 뉴 비전을 바라본다. 긴즈버그가 뉴 비전에, 루시엔에 빠져들듯 관객들도 데인 드한의 루시엔에 빠져들게 된다. 비트 세대에 대한 어떤 담론을 만들어 내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청춘영화로써 그들에게 접근하는 방식과 이를 가능케하는 데인 드한을 비롯한 배우들의 호연이 인상 깊은 영화다.

Choice 3. <메탈리카 스루 더 네버> 2013

감독: 님로드 앤탈

출연: 데인 드한, 메탈리카


 사실 데인 드한이 주인공인 영화는 아니다. 극영화도 아니다. 메탈리카의 공연을 담아낸 음악영화이자 공연 실황을 기록한 이벤트 상영에 가깝다. 그럼에도 <메탈리카 스루 더 네버>를 꼽은 것은 영화 속에서 데인 드한은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메탈리카의 로드 매니저로 출연하는 데인 드한은 어떤 가방을 찾아오라는 미션을 받게 되고, 길에 나선 그가 사고를 당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과 메탈리카의 공연이 교차편집되면서 진행된다. 다른 공연 실황 영화와는 다르게 진행되는 방식은 메탈리카가 연주하는 곡에 맞추어 데인 드한의 캐릭터가 따라가는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공연 실황과 뮤직비디오의 결합이랄까. 데인 드한이 겪는 초현실적인 일들이 메탈리카 음악의 세계관을 표현하며 그들의 음악을 더욱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데인 드한이 메탈리카의 음악으로 안내해주는 가이드의 역할을 한다고 해야 할까? 가죽재킷을 입은 데인 드한과 메탈리카의 음악이 결합된 것만으로도 볼 가치가 충분한 영화이다.

Choice 4. <라이프 애프터 배스> 2014

감독: 제프 바에나

출연: 데인 드한, 오브리 플라자, 안나 켄드릭


 죽었던 여자 친구가 괴력의 좀비가 되어 되돌아온다는 독특한 설정의 B급 영화이다. 데인 드한은 여자 친구 베스만을 바라보는 잭을 연기한다. 괴상하면서 귀여운 설정의 장르영화 속에서도 데인 드한이 극을 이끌어 갈 수 있음이 드러나는 영화이다. <킬 유어 달링>에 함께 출연했던 다니엘 레드클리프가 <혼스> 등 황당한 B급 영화에 출연한 것과 묘하게 겹쳐 보이며 흥미를 더하기도 한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영화이지만, 데인 드한의 팬이라면 한 번쯤 볼만한 영화가 아닐까.

Choice 5. <라이프> 2015

감독: 안톤 코르빈

출연: 데인 드한, 로버트 패틴슨


 '데인 드한이 제임스 딘을 연기한다.' 이 홍보문구 한마디 만으로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다는 게 데인 드한이 가진 가장 큰 힘이 아닐까? <라이프>는 라이프 매거진의 사진작가 데니스 스톡(로버트 패틴슨)이 제임스 딘에게 사진 촬영을 제안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 <에덴의 동쪽> 개봉을 앞둔 제임스 딘이 진정한 배우와 인기스타 앞에서 고민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적절한 캐스팅을 통해 영화가 완성된 케이스랄까, 제임스 딘을 연기하기에 데인 드한 외에 다른 배우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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