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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박동수 Mar 20. 2017

광기를 만드는 건 결국 돈, 돈, 돈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가 돋보이는 <나이트 크롤러>

*스포일러 포함


 <나이트 크롤러>를 봤다. <리얼 스틸>, <본 레거시> 등의 각본가 댄 길로이의 첫 연출작이다. <소스 코드>, <투모로우>등으로 유명한 제이크 질렌할이 주연인 루이스 역을 맡았다. 영화는 루이스가 좀도둑질을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철책, 맨홀 뚜껑 등을 훔쳐 고물상에 팔아 돈을 벌어 사는 루이스는 우연히 사고 현장을 촬영해 방송국에 파는 나이트 크롤러라는 세계를 알게 된다. 그 후 물건을 훔쳐서 번 돈으로 장비를 사 본격적으로 나이트 크롤러의 세게에 뛰어들게 된다. 그러다 돈 맛을 본 루이스는 사건을 자신이 촬영하기 좋게 조작하기에 이른다.

 영화는 한 인간이 돈에 미쳐 어떻게 사이코가 되어가는지를 그렸다. 물론 그 인물이 이미 소시오패스적인 기질을 보이긴 하지만.. 여하튼 그가 사건, 사고 현장을 촬영하여 방송국에 판매하는 나이트 크롤러가 되고 나서 더욱 사이코패스 같은 인물로 변한 것은 사실이다. 그가 고용한 청년의 죽음까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했으니깐.


 영화는 루이스라는 한 인간으로 통해 돈의 논리의 의해 모든 것이 돌아가는 자본주의의 병폐를 꼬집는다. 돈을 위해서라면 처참한 가족 몰살 사건의 범인을 알고서도 그들이 거리를 활보하게 나두며, 자신의 동료가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카메라에 담아낸다. 이렇게 하는 것은 루이스뿐만이 아니다. 방송국의 나니 역시 시청률 1위라는, 돈과 출세를 위한 길을 위해 도덕적, 윤리적인 모습을 져버리고 방송을 감행한다.

 이런 루이스와 니나의 모습을 통해 돈이 어떻게 광기를 이끌어내고, 남의 고통이 타인의 돈이 되는 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 지점이 영화의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생각된다. 사실 영화에는 스토리상 여러 허점이 보이지만, 이는 모두 자본주의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에 묻혀버린다.


 이 영화에서의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는 경이로울 정도이다. 멀리는 <샤이닝>의 잭 니콜슨, 가까이는 <아메리칸 사이코>의 크리스천 베일을 잇는 사이코 캐릭터를 창조해냈다. 소시오패스적 기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뛰어난 능력과 말발을 통해 성공을 일궈내는 그의 모습은 돈에 미친 사이코를 그대로 보여준다. 영화의 마지막 그에게 고용된 세 남녀의 신변이 걱정될 정도이니 말 다했다. 그가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 것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의 큰 실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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