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ice 1. <블러바드> 2014
감독: 디토 몬디엘
출연: 로빈 윌리엄스, 봅 오덴거크
로빈 윌리엄스의 유작. 소규모로 개봉했었기에 본 사람이 많지 않은 영화이다. 많은 사람들은 로빈 윌리엄스가 우울증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가 죽고 나서야 공개된 여러 사실들과 <블러바드> 속 놀란(로빈 윌리엄스)이 감추고 있는 이야기는, 그 내용은 다를지라도 어딘가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영화를 빌려 속내를 고백한 뒤 떠나간 캡틴의 마지막. 박찬욱 감독의 대부분의 영화를 촬영했던 정정훈 촬영감독이 촬영을 맡았다.
Choice 2. <알라딘> 1992
감독: 론 클레멘츠, 존 머스커
출연: 로빈 윌리엄스, 스콧 와인거, 린다 라킨
로빈 윌리엄스는 이따금 목소리 연기로 관객들을 만나기도 했다. <해피 피트>부터 유작인 <앱솔루틀리 애니씽>까지 여러 작품에 목소리를 보탰다. 그의 목소리 연기 중 단 한 편만을 고르라면 <알라딘>을 고를 수 밖에 없다. 그의 얼굴이 담겨있지는 않지만, 소원을 말하면 차근차근 들어줄 것 같은 로빈 윌리엄스의 얼굴이 지니의 얼굴 위에 자연스럽게 오버랩된다. 익살맞은 코미디언으로써 그의 인장이 찍혀있는 작품.
Choice 3. <쥬만지> 1995
감독: 조 조스톤
출연: 로빈 윌리엄스, 커스틴 던스트, 브래들리 피어스
내 어린시절을 지배한 영화 중 한 편. 남들보다 보드게임을 특히 많이 했었는데, 이는 <쥬만지>의 영향 때문이다. 주사위를 던지면 말이 도착한 위치의 문구가 현실이 되는 마법같은 게임에 마력에 빠졌었다. 온갖 동물들이 튀어나오는 마법의 보드게임은 실제 보드게임을 할 때의 상상력을 자극시켰다. 그 모험의 한 가운데엔 로빈 윌리엄스가 있었다. 로빈 윌리엄스와 함께하는 모험이라면 언제든지 출발할 준비가 되어 있다. 리메이크가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Choice 4. <죽은 시인의 사회> 1989
감독: 피터 위어
출연: 로빈 윌리엄스, 에단 호크, 조쉬 찰스
"오 마이 캡틴." 로빈 윌리엄스는 익살맞은 코미디언임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의 스승이었다. <굿 윌 헌팅>과 함께 로빈 윌리엄스 2주기를 맞아 재개봉하는 <죽은 시인의 사회>는 스승으로써 로빈 윌리엄스의 면모가 드러난 작품이다. 틀에서, 주입되는 지식에서 벗어나 사유하고 움직이길 권했던 존 키팅 선생의 말씀, 1989년에도,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유효한 가르침이다.
Choice 5. <패치 아담스> 1998
감독: 톰 새디악
출연: 로빈 윌리엄스
내가 기억하는 로빈 윌리엄스의 이미지는 책상 위에 선 모습도, 늪처럼 변한 마룻바닥으로 끌려가는 모습도, 로봇 분장을 한 모습도 아니다. 삐에로 코 분장을 하고 끝없이 깊은 미소를 지으며 환자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 내가 로빈 윌리엄스라는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이다. 감동적인 실화를 영화화한 <패치 아담스>는 그 만듦새에 있어서 특별한 지점은 없지만, 로빈 윌리엄스라는 배우가 만들어내는 따뜻한 아우라는 독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