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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박동수 Jul 17. 2018

이젠 익숙해진 '더 락'이라는 장르

<스카이스크래퍼> 로슨 마샬 터버 2018

 드웨인 ‘더 락’ 존슨은 이제 하나의 장르가 된 것 같다. 올해만 벌써 세 편의 드웨인 존슨 영화가 국내에 개봉했는데, <쥬만지: 새로운 세계>, <렘페이지> 등은 모두 드웨인 존슨이라는 배우가 영화 밖에서 지닌 특징이 영화 자체에 인장처럼 새겨진 작품들이었다. <피구의 제왕>부터 드웨인 존슨이 출연한 <센트럴 인텔리전스>까지 코미디와 액션이 결합된 작품을 만들어온 로슨 마샬 터버 감독과 드웨인 존슨의 두 번째 만남인 <스카이스크래퍼> 또한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홍콩의 재벌 자오 롱 지(친 한)는 세계 최고층 빌딩을 짓고, 보안업체에서 일하는 윌 소여(드웨인 존슨)는 친구의 소개로 빌딩의 안전관리 책임자가 된다. 윌은 아내 사라(니브 캠벨), 두 아이와 함께 건물에 입주한다. 건물의 안전 테스트가 마무리되던 날, 의문의 조직이 건물에 화재를 일으키고 윌은 건물에 남아있는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건물로 뛰어든다. 

 영화의 이야기는 시놉시스에서 드러나는 것이 전부다. 윌은 드웨인 존슨이라는 배우가 지닌 육체성을 강조하는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고,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이나 <킹콩> 같은 영화들을 연상시키는 액션들을 윌이 해냄으로써 관객이 기대하는 액션을 보여준다. 80년대 액션스타들의 영화를 다시금 불러온 것만 같다고 해야 할까? 전성기 시절의 아놀드 슈워제네거나 실버스타 스탤론이 이 영화의 주연이었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물리적으로 혹은 체력적으로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액션들, 시시껄렁한 농담들(덕테이프!), 가족을 강조하는 적당히 훈훈한 엔딩 등등 30년 전 액션 영화들의 흥행 공식을 다시 불러온 것만 같다. 기술력의 발전으로 조금 더 거대한 액션을 선보이기는 하지만, 물량으로 승부하는 과거의 액션 영화들에 비해선 어딘가 건조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30여 년 동안 주인공의 인종 말고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느껴진다. 

 하나 흥미로운 지점은, 크레인을 기어 올라 빌딩으로 진입하고 가족을 구하는 윌 소여의 여정이 길거리의 스크린으로 생중계된다는 점이다. 덕분에 윌을 용의자로 생각하는 경찰과의 갈등도 손쉽게 정리되고, 액션 히어로가 온전히 영화 속 대중들의 영웅이 되지 못했던 과거의 영화들과는 다르게 모두가 환호를 보내는 영웅으로 대접받게 된다. 시대의 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물일 테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야기를 너무 손쉽게 마무리 짓게 되어버리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쨌든 여전히 잘 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킬링 타임으로 적당히 즐기기엔 나쁘지 않은, 드웨인 존슨 표 영화가 또 한 편 늘어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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