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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박동수 Jul 25. 2018

22년 만에 찾아온 시리즈의 결산, 아마도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크리스토퍼 맥쿼리 2018

 에단 헌트(톰 크루즈)가 돌아왔다. 벌써 22년째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다. 오우삼이 연출했던 2편을 제외하면, 평과 흥행 양측에서 모두 성공적인 몇 안 되는 프랜차이즈이다. 브라이언 드 팔마가 연출한 1편은 <미션 임파서블>의 TV 시리즈를 종결하고 톰 크루즈를 통해 세계관에 재시동을 거는 작품이었다. 22년이 흐른 뒤 제작된 6편은 영화로 재탄생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결산과도 같은 작품이다. 물론 이번 작품이 마지막 작품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22년 전에 시작된 에단 헌트의 여정이 한 번 마무리되는 순간이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다. 

 영화는 다른 시리즈 작품들과는 다르게 전편의 여성 주인공과 악당이 다시 등장한다. IMF는 에단 헌트에게 솔로몬 레인(숀 해리스)의 추종자 테러 집단에게 핵무기가 넘어가는 것을 막으라는 미션을 주었지만, 그는 동료인 루터(빙 라메스)와 벤지(사이먼 페그)를 구하는 도중 핵무기를 빼앗기고 만다. IMF의 국장인 헌리(알렉 볼드윈)는 이를 다시 가져오라는 임무를 주지만, CIA의 국장 에리카 슬론(안젤라 버셋)은 에단을 믿지 못해 워커 요원(헨리 카빌)을 그에게 붙인다. 미션을 수행하던 중 전편에서 만난 일사(레베카 퍼거슨)가 사건 속에 등장하고, 미션은 점점 더 불가능해져만 간다. 

 <폴아웃>은 에단의 정신적 상태를 극한으로 몰고 간다. 숙적과도 같은 악당이 다시 등장하고, 아직 관계가 정리되지 않은 일사가 갑자기 등장하고, 적과 동료는 점점 분간이 어려워지며, 동료이자 친구들을 지켜야 하며, 미션 도중 뜻밖의 인물을 만나기도 한다. 그만큼 액션의 강도도 강력해졌다. 전작들에서 선보인 액션을 다시 보여주기라도 하는 것만 같다. 헬기에 매달리고, 오토바이를 타고 추격전을 벌이고, 암벽등반도 한다.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액션 분량과 종류가 가장 많은 작품이기도 할 것이다. 이러한 액션들은 에단의 심리상태를 반영이라도 하는 것만 같다. 특히 후반부에 등장하는 헬기 액션 시퀀스가 그렇다. 아이맥스로 촬영된 카슈미르의 풍광을 배경으로, 헬기에 달린 줄 하나에 의지해 매달려 있는 에단의 모습은 마치 지구를 짊어지고 있는 아틀라스를 보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한 무게를 짊어지고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 속으로 무작정 뛰어드는 그의 모습은 <폴아웃>에 멜로드라마적인 면모를 부여해주기도 한다. 

   동시에 <폴아웃>은 지난 3편부터 이어지는 한 편의 긴 영화라는 인상도 준다. 이는 후반부에 깜짝 등장하는 어느 인물 때문이다. 그렇기에 <미션 임파서블>이라는 시리즈가 냉장고 속의 여자(여성 캐릭터를 사망/납치 등으로 처리하여 남성 주인공의 동력으로 삼는 클리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모양새가 된다. 3편부터 이번 영화까지 에단 헌트가 활약할 수 있었던 동력은 극 중에선 거의 등장하지 않는 여성 캐릭터의 존재 때문이다. 영화는 친절하게도 루터의 대사를 통해 이를 상기시켜주며, 이는 에단이 벌이는 액션과 교차편집된다. 이는 에단 헌트가 움직이는, 더 나아가 3편부터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작동하는 동력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답이 된다. 에단 헌트가 다시 한번 세상을 구했어도 어딘가 찝찝함이 남는 이유가 이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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