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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박동수 Nov 30. 2016

한예리의 영화 Choice 5

Choice 1. <달세계여행> 2009
감독: 이종필
출연: 한예리, 최시형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답게, 같은 학교 출신 감독들의 단편에 많이 출연했다. <기린과 아프리카>, <물리수업>, <백년해로외전> 등 여러 단편영화에 출연했었고, 독립영화 팬들에게 서서히 이름과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 중 눈에 띄는 작품은 <달세계여행>이다. 달로 여행을 가기 위해 캐리어를 끌고 공항과 길거리를 헤매는 소녀를 연기한다. 몽환적인 사운드와 영상은 달로 여행을 간다는 목적지가 없는 것돠 다름없는 여정을 한예리라는 배우가 안내한다. 러닝타임 25분의 단편이다. 이종필 감독은 이후 <전국노래자랑>, <도리화가> 등의 상업영화를 연출했다. 

Choice 2. <환상속의 그대> 2013
감독: 강진아
출연: 한예리, 이희준, 이영진

 단편 <백년해로외전>을 장편으로 만든 영화다. 한예리는 단편의 차경을 다시 연기하고, <달세계여행>의 이종필 감독이 연기했던 혁근 캐릭터는 이희준이, 단편에 없던 캐릭터 기옥을 이영진이 연기한다. 차경의 죽음 이후, 소중한 사람을 잃은 사람들이 다시금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강진아 감독의 뚜렸한 주제의식을 세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작품 속에서 합이 잘 맞는 두 배우 한예리와 이희준이 처음으로 함께한 영화이기도 하다.

Choice 3. <해무> 2014
감독: 심성보
출연: 박유천, 한예리, 김윤석, 이희준, 문성근, 김상호, 유승목

 바다 비린내와 피비린내가 뒤섞여 진동하는 영화다. 사족 같은 에필로그가 영화를 망치긴 했지만, 영화 중후반부까지 이어지는 광기의 전개가 인상적이다. 고기가 잘 잡히지 않아 밀항을 돕기로 선택한 철주(김윤석). 그 배의 선원인 완호(문성근), 경구(유승목), 창욱(이희준), 막내 동식(박유천)이 어떤 사고를 겪으며 광기에 휩싸인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예리는 밀항을 시도하는 홍매로 등장한다. 극한의 상황에 몰린 인간들의 모습을 묘사한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

Choice 4. <최악의 하루> 2016
감독: 김종관
출연: 한예리, 이와세 료, 권율, 이희준

 <최악의 하루>는 아무리 봐도 김종관 감독이 한예리를 주인공으로 두고 만든 영화다. 한예리가 연기하는 은희는 무용을 전공했고,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무명배우이다. 거기에 소설가 료헤이로 등장하는 이와세 료가 말하는 소설 속 거짓말, 소설(각본) 속 캐릭터처럼 만나는 사람마다 표정과 목소리 톤을 바꿔가는 한예리의 연기가 <최악의 하루>에 작가적인 성찰을 담아낸다. 열려있는 영화의 엔딩은 최악의 하루 속에서 산뜻한 엔딩을 찾겠다는 김종관 감독의 선언처럼 느껴진다.

Choice 5. <춘몽> 2016
감독: 장률
출연: 한예리, 양익준, 박정범, 윤종빈, 이주영

 장률 감독의 10번째 영화이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다. 주막을 운영하며 중풍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는 한예리와 세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배우들이 모두 본명으로 출연하며, 배우 본연 혹은 전작 속 캐릭터에서 따온 모습들로 영화를 이어나간다. 카메오로 출연한 여러 영화인들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춘몽>은 영화로 꾼 꿈같은 영화다. 여러 영화들의 배우들을 수색동에 데리고와 만든 꿈이 춘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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