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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박동수 Nov 30. 2016

에바 그린의 영화 Choice 5

Choice 1. <몽상가들> 2003
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출연: 에바 그린, 마이클 피트, 루이스 가렐

 <순응자>, <마지막 황제> 등의 작품을 남긴 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작품으로 에바 그린의 영화 데뷔작이다. 고전 할리우드 영화들과 프랑스 누벨바그를 넘나드는 오마주를 바탕으로 담아낸 세 청춘의 섹슈얼 유토피아를 그리고 있다. 파리 시네마테크에서 만나 인연을 맺는 이자벨(에바 그린)과 매튜(마이클 피트), 테오(루이스 가렐)가 영화를 포함한 그들이 사랑하는 모든 것에 대해 애정을 숨기지 않는 영화이다. 이자벨을 연기한 에바 그린의 연기는 대체불가라고 설명할 수 있다.  베르톨루치 감독은 ‘뭔가 빛이 나면서도 연약하고 대담하고 위험한 이미지들이 공존하는 배우를 택하고 싶었는데 그녀를 보는 순간, 첫 눈에 알아봤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는데, 영화 속 에바 그린의 모습은 그의 말을 이 맞았음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Choice 2. <007 카지노 로얄> 2006
감독: 마틴 캠벨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에바 그린, 주디 덴치

 역대 최고의 본드걸을 뽑는 투표를 하면 언제나 상위권을 차지하는 배우들이 있다. <007 카지노 로얄>에서 베스퍼 린드를 연기한 에바 그린은 이미 몇 차례 역대 최고의 본드걸로 선정된 바 있다. 대부분의 본드걸이 영화 속에서 눈요깃거리로 소비되지만, 베스퍼 린드라는 캐릭터는 속편까지 존재감을 이어가는 몇 안 되는 본드걸이다. 특히 그녀가 퇴장하는 장면은 다니엘 크레이그가 출연한 007 영화 중 최고의 장면 중 하나.

Choice 3. <움> 2010
감독: 베네덱 플리고프
출연: 에바 그린, 맷 스미스

 연인 토미(맷 스미스)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레베카(에바 그린)은 그의 복제인간을 낳기로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다. 이에 따른 행복과 혼란을 다룬 영화가 <움>이다. 파격적인 이야기 속에서 슬픔, 분노, 행복 등의 감정을 혼란스럽게 오가는 에바 그린의 연기가 일품이다. 에바 그린은 <황금 나침반>의 실패 이후 한 동안 인디 영화들에 많이 출연했는데, 그 중 가장 독특하고 추천하고 싶은 영화.

Choice 4. <퍼펙트 센스> 2011
감독: 데이빗 맥켄지
출연: 에바 그린, 이완 맥그리거 

 어느 날 원인불명의 바이러스가 퍼지고, 사람들의 오감이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후각, 미각, 청각 등이 순서대로 사라지는 가운데, 이상현상을 연구하는 과학자 수잔(에바 그린)과 요리사 마이클(이완 맥그리거)는 사랑에 빠진다. 점점 패닉 상태가 되어가는 세상에서, 감각들이 사라지는 와중에 그들의 감정은 더욱 커진다. 독특한 설정의 재난영화라고 볼 수도 있는데, 감정이 하나씩 사라지고 이에 반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다큐처럼 담아낸 연출이 인상적이었던 영화이다. 건조한 재난 속에서 관객들을 감정적으로 몰입하게 만든 것은 에바 그린과 이완 맥그리거의 연기였다.

Choice 5. <씬 시티: 다크히어로의 부활> 2014
감독: 프랭크 밀러, 로버트 로드리게즈
출연: 에바 그린, 조셉 고든 레빗, 제시카 알바, 브루스 윌리스, 미키 루크, 조쉬 브롤린

 사실 이 리스트의 영화 중 가장 추천하고 싶지 않은 영화이다. 에바 그린의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아쉬운 영화 중 한 편이기도 하다. 다만 영화 속 에바 그린의 캐릭터는 한 없이 매력적이다. 이제는 시각적으로 피로감만 가득해진 코믹스스런 흑백 화면과, 동어반복 이상의 것을 그려내지 못한 캐릭터들 사이에서 에바 그린이 홀로 고군분투한다. 에바 그린의 팜므파탈적 매력이 가장 극대화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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