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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박동수 Dec 12. 2016

사이먼 페그의 영화 Choice 5

Choice 1. <새벽의 황당한 저주> 2004
감독: 에드가 라이트
출연: 사이먼 페그, 닉 프로스트

 사이먼 페그가 처음 이름을 알린 영화이다. 동시에 에드가 라이트 감독, 닉 프로스트와 함께 제작한 3부작 프로젝트 '블러드 앤 아이스크림'의 첫 영화이기도 하다. 사이먼 페그는 이 영화에서 각본과 주연을 모두 맡았다. 장르 영화에 대한 패러디를 베이스로 한 '블러드 앤 아이스크림' 시리즈의 첫 타자로 좀비영화를 패러디하고 있다. <새벽의 저주>나 <28일 후> 등의 달리는 좀비가 아닌, 조지 로메로 스타일의 느릿느릿한 좀비들이 등장한다. 영국식 유머코드와 좀비 영화의 클리셰들을 가지고 노는 아기자기함이 돋보이는 영화. 이 영화를 계기로 사이먼 페그는 두 편의 조지 로메로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Choice 2. <뜨거운 녀석들> 2007
감독: 에드가 라이트
출연: 사이먼 페그, 닉 프로스트

 '블러드 앤 아이스크림' 프로젝트의 두 번째 영화. 이번엔 액션 영화를 패러디했다.(그래서 국내 개봉명은 <나쁜 녀석들>을 패러디함) 액션 영화의 클리셰들을 코믹하게 활용함은 물론, 닫힌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선까지 곁들여져 있는 수작이다. 사이먼 페그의 영화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고 여러차례 본 영화이기도 하다. 단순히 액션 영화들의 클리셰를 따왔을 뿐만 아니라 액션 장면 자체의 퀄리티도 상당하며, <스크림> 같은 호러 영화 패러디까지 빼곡하게 들어있다. 

Choice 3. <황당한 외계인: 폴> 2011
감독: 그렉 모톨라
출연: 사이먼 페그, 닉 프로스트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가 주연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도 '블러드 앤 아이스크림' 프로젝트 중 하나가 아니냐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감독은 에드가 라이트가 아니라 그렉 모톨라, <어드벤쳐 랜드>, <슈퍼 배드>같은 코미디 영화와 미드 <뉴스룸>을 연출한 감독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톤은 '블러드 앤 아이스크림'의 영화들과 비슷하다. 이번 영화에서는 SF영화 속 외계인들을 가져와 패러디한다. <ET>를 베이스로 <미지와의 조우>, <스타 워즈> 등등 많은 영화들에서 레퍼런스를 가져왔고, 몇몇은 실제로(라기 보단 그것들을 코스프레한 사람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외계인 폴의 캐릭터는 <19곰 테드>의 테드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사이먼 페그는 이번에도 주연뿐만 아니라 각본도 맡았는데, SF영화들에 대한 그의 애정이 묻어난다.

Choice 4. <지구가 끝장 나는 날>(The World's End) 2013
감독: 에드가 라이트
출연: 사이먼 페그, 닉 프로스트, 마틴 프리먼

 '블러드 앤 아이스크림' 프로젝트의 대미를 장식한 영화. 아쉽게도 국내에선 개봉하지 못하고 곧바로 2차 매체로 넘어갔다. 제목대로 아포칼립스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재결합한 5명의 친구들이 'The World's End'라는 이름의 술집을 찾아 가는 순례가 지구 멸망과 연관이 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언제나처럼 황당한 이야기 속에 휴거, 외계인 등 종말영화에서 단골로 등장한 소재들을 녹여낸다. 사이먼 페그가 당연히 이 작품에서도 각본을 겸했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종말 코미디 <디스 이즈 디 엔드>에 묻힌 느낌이 있어 더더욱 아쉽다. 이 작품 이후 (<앤트맨>이 엎어져서)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연출작이 한 동안 없다는 것도 아쉽다. 하지만 작품은 충분히 즐겁고, 사이먼 페그스러운 클리셰 비틀기들이 인상적이다.

Choice 5. <스타트렉> 리부트 시리즈 2009~2016
감독: J.J. 에이브람스(<더 비기닝>, <다크니스>), 저스틴 린(<비욘드>)
출연: 크리스 파인, 제커리 퀸토, 사이먼 페그, 조 샐디나, 안톤 옐친, 존 조, 칼 어반

 <미션: 임파서블 3> 에서 J.J. 에이브람스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사이먼 페그는 J.J.가 리부트한 <스타 트렉>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트레키로도 유명한 그는 이번에 개봉한 <스타트렉 비욘드>에서 각본에 참여하기도 했다. 덕분에 오리지널 시리즈에 보내는 리스펙이 더 많이 담긴 영화가 되었다. 사이먼 페그는 극 중 엔터프라이즈호의 기관실 장교 몽고메리 스콧으로 출연한다. 그의 너드스러운 면모와 잘 어울리는 배역이다. 영화 속 유머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으며, 함께 다니는 위-맨과의 케미도 즐겁다. <비욘드>에선 새로 등장하 캐릭터 제이라와의 케미가 돋보였다. J.J. 에이브람스와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 카메오로 출연하면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출연작 리스트를 보면 사이먼 페그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덕후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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