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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박동수 Jun 13. 2019

달라졌지만 신선하진 못한 시리즈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F. 게리 그레이 2019

 <맨 인 블랙 3> 이후 7년 만에 시리즈가 세계관 확장을 통해 속편을 내놓았다. 일종의 스핀오프 시리즈로 볼 수 있을 것도 같다.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은 앞선 3편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던 베리 소넨필드 감독 대신, <이탈리안 잡>,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등의 액션 영화들을 연출했던 F. 게리 그레이 감독이 맡게 되었다. 배우들의 변화도 있다. 전작에서 각각 요원 J와 K로 등장했던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를 대신해, 테사 톰슨이 신입 요원 M을, 크리스 햄스워스가 MIB 런던지부의 에이스인 요원 H를 맡았다. 영화는 MIB 수습요원이 된 M이 요원 O(엠마 톰슨)의 명령에 따라 런던지부로 떠나는 것에서 시작한다. 런던지부의 수장인 하이 T(리암 니슨)은 그에게 H와 함께 어느 외계인 왕족의 경호를 맡긴다. 그러나 어느 쌍둥이 외계인의 습격을 받아 왕족이 죽게 되고, M은 그가 남긴 단서를 통해 MIB 내부에 스파이가 있음을 눈치채게 된다.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은 시리즈 최초로 여성 주인공을 내세웠다. M은 어릴 적 우연히 접한 MIB의 존재를 기억하고, 스스로 MIB 본부까지 찾아 걸어 들어간 캐릭터이다. 앞선 영화에서는 새로운 요원을 경찰 등에서 선출해왔지만, M은 스스로 걸어 들어가 자신의 지위를 얻어낸 캐릭터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때문에 이야기 또한 M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앞선 영화들이 항상 두 남성의 이야기였다는 점에서 이번 영화는 확실히 차별화된다. 또한 테사 톰슨이 <토르: 라그나로크>와 <어벤저스: 엔드 게임>에서 호흡을 맞췄던 크리스 햄스워스와 다른 공간, 다른 캐릭터로 다시 호흡을 맞춘다는 것 또한 흥미로운 포인트이다. 

 하지만 영화 자체의 퀄리티는 앞선 시리즈보다 아쉽게 느껴진다. F. 게리 그레이가 연출한 액션은 그의 전작과 유사하게 큰 사이즈를 보여주면서도 크 임팩트를 주지 못한다. M과 H, 두 주인공의 코미디는 J와 K만큼의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유머의 타율도 낮다. 영화 전체에서 관객들이 가장 크게 웃은 부분이 H가 망치를 들고 “그립감이 익숙하네”라고 말하는 부분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영화는 너무나도 두 배우의 능력과 그들의 ‘검증된’ 시너지만에 의지하고 있다. 각본이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두 배우의 시너지는 반감되고만 만다. 게다가 ‘내부의 적’이라는 테마는 이미 수많은 영화들에서 다뤄진 이야기인 데다가, 최근작 중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라는 좋은 사례가 있기에 더더욱 비교된다. 트럼프와 가짜 뉴스 시대를 겨냥한 몇몇 설정들은 ‘뉴럴라이저’라는 좋은 아이템을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했다. 그렇다고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이 끔찍한 실패작이라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캐릭터들을 소개하는 것에는 어느 정도 성공적이고, 전작들의 등장인물이나 요소들을 적절히 배치에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면도 있다. 킬링타임을 위한 여름철 블록버스터로는 충분하지만, 그 이상의 기대를 하고 있었다면 아쉽게 느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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