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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박동수 Dec 21. 2016

강동원의 영화 Choice 5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자 배우를 꼽으라면 누굴 꼽아야 할까? 원빈부터 박보검까지 여러 배우들이 떠오르겠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단연 강동원이다. 머나먼 고교 선배라서 그렇게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늑대의 유혹> 등 20대 때의 작품부터 <가려진 시간>에 이르는 최근작까지의 영화들을 보면 강동원 이외의 답이 생각나지 않는다. 강동원의 얼굴을 카메라에 담으면 자연스럽게 클로즈업을 하게 된다는 윤종빈 감독(<군도: 민란의 시대>)의 말처럼 강동원은 빠져나올 수 없는 마력의 외모를 지닌 사람이다. 1981년생, 올해로 36살인 강동원의 얼굴엔 여전히 소년의 모습이 남아있는 그의 영화 5편을 골라봤다.

Choice 1. <늑대의 유혹> 2004
감독: 김태균
출연: 강동원, 조한선, 이청아

 드라마를 통해 인기를 얻은 강동원의 두 번째 영화 주연작이다. 동명의 귀여니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로, 어머니와 함께 상경한 한경(이청아)를 두고 두 학교의 짱 반해원(조한선)과 정태성(강동원)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싸움을 벌인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굉장히 오글거리는(...)소재이다. 하지만 만화책에서 툭 튀어나온 것 같은 강동원의 외모가 영화의 가장 큰 원동력이자 관객을 설득시키는 도구가 되어 영화를 이끌어 간다. 영화가 나온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되는 위 스틸컷의 장면은 더 말할 것도 없다.

Choice 2.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2006
감독: 송해성
출연: 강동원, 이나영

 중학생 때 학교에서 이 영화를 보고 울기 직전까지 갔던 기억이 난다. 영화 보면서 잘 우는 편이 아닌데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마지막 장면은 눈물샘을 무너트렸다. 공지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하는 이 영화에서 강동원은 사형수 정윤수 역할로 출연한다. 여러 차례 자살시도를 한 여자와 죽을 날을 기다리는 남자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죽고 싶다'가 '살고 싶다'로 바뀌는 시간을 영화는 담고 있다. 그저 잘 생긴 모델 출신 스타라고 생각되던 강동원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다.

Choice 3. <의형제> 2010
감독: 장훈
출연: 강동원, 송강호

 강동원 스스로도 송강호라는 괴물같은 배우에게 압도당하지 않을까 두려웠다고 한 인터뷰에서 고백했었다. 그러나 <의형제>에서의 강동원은 송강호라는 무게에 짓눌리기는 커녕, 자신의 존재감을 뿜어내며 영화를 이끌어 갔다. <의형제>는 남파공작원 송지원을 연기한 강동원과 국정원 요원 이한규를 연기한 송강호 두 배우의 시너지로 완성된 영화라고 봐도 무방하다.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소재를 지루하지 않게 다루면서, 남파공작원과 국정원 요원의 충돌과 이해를 섬세하게 다룬 <의형제>를 통해 강동원은 스타라는 말보다 배우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배우가 됐다.


Choice 4. <초능력자> 2010
감독: 김민석
출연: 강동원, 고수

 강동원이 입대하기 전 마지막으로 촬영한 작품이다. 강동원의 얼굴이 얼마나 만화적이면서 판타지라는 장르에 잘 어울리는지 이 영화가 증명한다. 눈으로 사람을 조종하는 능력을 가진 이름없는 절름발이 초능력자는 강동원이라는 외피를 얻어 실사 영화 속에 어색함 없이 등장한다. 눈으로 사람을 조종하는 능력 때문에 유독 클로즈업이 많았던 영화라 그런지, 강동원이 가장 아름답게 나온 영화를 꼽으라면 이 영화를 꼽고는 한다. <초능력자>를 일본에서 리메이크한 영화 <몬스터즈> 속 초능력자의 모습을 보면 강동원이 아니고선 소화하기 힘든 배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 후반부의 단점이 두드러지는게 아쉽지만, 이후 <전우치>, <검은 사제들>, <가려진 시간> 등 판타지적 소재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 강동원이 캐스팅된 이유가 <초능력자>에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Choice 5. <검은 사제들> 2015
감독: 장재현
출연: 강동원, 김윤석, 박소담

 비현실적인 판타지를 실사 영화속으로 가져오게 되는 강동원의 외모는 <검은 사제들>에서도 빛난다. 구마 의식(엑소시즘)을 소재로 한 이 영화에서 강동원은 김 신부(김윤석)을 도와 영신(박소담)에게서 악마를 쫓아내는 최 부제를 연기한다. 꼼꼼한 고증으로 한국에서 보기 힘들었던 엑소시즘 장르를 구현해낸 장재현 감독의 연출 속에서 강동원의 외모와 연기는 설득력을 만들어낸다. <전우치>부터 <가려진 시간>까지 이어지는 판타지 세계관 속에 떨어진 소년 같은 강동원의 이미지가 정점의 달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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