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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박동수 Apr 02. 2020

<스케어리 스토리> 안드레 외브레달 2019

 70년대 초 미국의 어느 마을, 스텔라(조 마가렛 콜렛티), 척(오스틴 자주르), 오기(가브리엘 러쉬)는 할로윈을 맞아 자신들을 괴롭히던 고등학생 토미(오스틴 에이브람스)에게 장난을 친다. 이들은 우연히 만난 라몬(마이클 가르자)과 함께 자신들을 쫓아오던 토미 일당을 피해 도망치던 중, 어느 폐가에 들어가게 된다. 그 폐가에는 그곳에 살던 어느 여자에 얽힌 괴담이 있다. 스텔라는 동네 아이들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던 그 여자의 책을 발견하고 가져온다. 그러던 중, 책에 새로운 이야기가 적히기 시작하고 그 이야기의 주인공은 스텔라와 친구들이다. 이들은 책이 저주를 피할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한다. <스케어리 스토리: 어둠의 속삭임>은 <트롤 헌터>, <제인 도> 등의 장르영화를 꾸준히 연출해온 안드레 외브레달의 신작이자 기예르모 델 토로가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다. 1981년부터 출간된 앨빈 슈워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80년대에 시작되었지만 영화의 배경은 베트남전이 한창인 70년대이다. 이 영화 또한 <그것> 2부작이나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처럼 과거의 미국을 배경으로 중학생 정도의 아이들이 등장하는 초자연적인 호러의 흐름 속에 놓여 있다. <닥터 슬립>이나 <공포의 묘지>처럼 최근 개봉한 스티븐 킹 원작 영화의 속편 혹은 리메이크, 혹은 그 영향을 짙게 드러내는 넷플릭스의 <아이 엠 낫 오케이> 등 또한 그 흐름 속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스케어리 스토리>의 완성도는 이러한 맥락 하에 등장한 작품 속에서 딱 중간 정도의 위치를 차지한다. 파운드 푸티지 형식과 크리쳐 장르를 창의적으로 결합한 <트롤 헌터>와 점프 스케어로 점철되어 ‘놀래킴’ 외엔 별다른 공포를 제공하지 못한 <제인 도> 등 안드레 외브레달의 전작들 사이에서도 이번 영화의 위치는 중간 정도에 놓일 것이다. 다시 말해, <스케어리 스토리>는 원작 소설의 내용과 삽화가 어린이-청소년용 공포소설 치고는 너무 무서워 학교도서관 금지도서가 되었다는 이야기에 비해 특별히 무섭지도 않고, 유사한 맥락에 속하는 영화들 그리고 감독의 전작들과 비교해 주목할 만한 완성도를 보여주지도 못한다.

 베트남전이라는 시대적 알레고리를 통해 당시 청소년들이 느꼈을 공포감을 재현하려는 시도는 <컨저링> 시리즈만큼이나 지루한 개별 호러 시퀀스들의 완성도로 인해 실패하고, <기묘한 이야기>나 <그것>에서도 등장했던 몇몇 설정(유머를 담당하는 남성 캐릭터, 무전기의 사용 등)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 악명 높은 원작의 삽화를 재현한 괴물들의 비주얼만이 <스케어리 스토리>의 장점이다. 음습하게 서서히 다가오는, 혹은 거칠게 주인공 일행을 제압하려 하는 괴물들의 모습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담아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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