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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박동수 Nov 20. 2020

2020-11-20

1. 국립현대미술관 필름&비디오에서 상영된 필립 가렐의 1972년작 <내부의 상처>를 봤다...잤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벌벌 떨다가 필름&비디오 상영관의 따뜻하고 편안한 의자에서 그만 잠들어 버렸다. 물론 <내부의 상처>가 무지 졸린 영화기도 하다. 러닝타임이 60분 밖에 안 되지만 영화 내내 벌어지는 일은 당시 필립 가렐의 배우자였던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멤버 니코가 주저 앉아 있으면 필립 가렐이 그 주변에 원을 그리며 걷고, 카메라는 그것을 360도 트래킹으로 쫓는다. 사실 잠들어버려서 초반 15분 정도 이것이 진행된 이후에 뭐가 더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왓챠피디아의 코멘트들을 보니 우주의 탄생 어쩌구 이야기하는 코멘트들이 많은데 그냥 테렌스 맬릭 같은 거였나 보다 하고 있다...


2. 웨이브로 <핸드메이즈 테일>을 보고 있다. 이제 막 시즌1을 끝냈는데 폴커 슐렌도로프의 1990년도 영화판보단 당연히 훨씬 흥미롭게 보고 있다. 사실 마거릿 애트우드의 원작 소설을 썩 재밌게 읽은 편은 아니라 그런지 영상으로 떠먹여주는(?) 드라마가 조금 더 익숙하게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모스는 최근 출연작들이 다 재밌다. <그녀의 냄새>, <인비저블 맨>... <어스>는 그냥 그랬지만 거기서도 엘리자베스 모스는 짱이었으니까.


3. 위에서 필립 가렐 이야기를 해서 그런데, 부산에서 본 <눈물의 소금>이 재미 없었던 이유는 다른 노장 감독들이 청년들을 그리는 다른 작품들과 유사한 이유일 것 같다는 생각을 문득 했다. 과거도 아니고 현재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왜 저 20대 청년들은 스마트폰이 없는 것처럼 살고 있는가? 심지어 스마트폰이 등장하지만, <눈물의 소금>의 주인공 뤽은 파리에 있는 애인과 문자도 전화도 제대로 안 하는 것 같다. 당연히 이들은 SNS조차 하지 않는 것 같다.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청년 세대' 모두가 그러고 있으니 자연스레 영화에서 멀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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