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을 몰고 온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
북미정상회담에 맞춰 정치데이트 6월호에 기고한 글을 공유합니다. 5월에 작성한 글이라 시의성은 떨어질 수 있습니다.
18대 대통령 박근혜의 탄핵으로 인해 2017년 5월 9일 19대 대통령을 뽑는 조기 대선이 열렸다. 당시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4월 10일 본인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문재인 공식채널’에 <문재인 “모든 것을 걸고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막겠습니다.”>라는 영상을 올렸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저의 모든 것을 걸고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막겠습니다. 최근 한반도 정세가 불안합니다. 북한의 도발 의지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중략) 단호히 말씀드립니다.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행위는 결단코 한국 동의 없이 이뤄져서는 안 됩니다. (중략) 따라서 한반도 문제 해결은 우리가 주도하고 동맹국인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은 이를 도와주는 식이 되어야 합니다. 먼저 북한에 엄중히 권고합니다. 도발하는 즉시 북한은 국가적 존립을 보장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핵과 미사일 도발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그리고 비핵화와 협력의 길로 나와야 합니다. 그 길에 미래가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중략) 미국에 분명히 요구합니다. 양국은 철통같은 안보동맹 관계입니다. 한미동맹이 대한민국 안보의 근간입니다. 한국의 안전도 미국의 안전만큼 중요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동의 없는 어떠한 선제 타격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중략) 문재인은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문재인은 미국이 가장 신뢰하는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문재인은 중국이 가장 믿을만한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중략) 국민 여러분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와 우리 당은 강력한 안보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을 단호하고 확실하게 억제하겠습니다.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북한을 대화와 협력의 마당으로 나오도록 해 전쟁 위험 없는 한반도를 만들겠습니다.”
당시 이 발언은 지지자들조차 단순한 희망 사항을 말하는 것 이상으로 생각하기 어려웠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계속되고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동해에 진입하기도 하면서 ‘뭐야? 이러다 진짜 전쟁 일어나는 거 아니야?’라고 할 정도로 긴장감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과 미국이 분위기를 주도하면서 ‘코리아 패싱’이 신문 기사에 도배될 정도로 한국은 북핵 문제에서 소외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약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의 말이 그저 희망 사항이 아니었음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회담을 통해 전 국민의 바람인 비핵화와 종전을 담은 판문점 선언이 공개됐다. 이에 오는 6월 12일에는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까지 확정됨으로써 한반도에 평화의 물결이 밀려들어 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쟁 불안감이 극에 치달았던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취임 1년 만에 평화의 물결로 바꿀 수 있었을까? 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섬김의 리더십’이 이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섬김의 리더십은 흔히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라고도 불린다. 서번트 리더십이란 조직의 리더가 봉사자로서 조직 구성원을 존중하며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이상적인 리더십인데, 이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섬김의 리더십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먼저 리더십이란 단어에 대한 정의부터 내려보는 게 좋겠다. 리더십에 대한 정의는 단순하게 정리하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사람들을 이끄는 힘.’ 사람들을 이끄는 방법에 따라, 어떻게 이끄느냐에 따라 리더십은 다양하게 나뉜다.
많은 리더십 이론 중 하나가 바로 섬김의 리더십이다. 그런데 섬김이라는 단어는 리더에게 잘 어울리는 단어는 아니다. 섬기는 행동은 리더의 행동이라기보다, 흔히 따라가는 이들이 하는 행동이다. ‘섬기다’의 사전적 의미 또한 ‘신이나 윗사람을 잘 모시어 받들다.’로 이를 뒷받침한다.
이처럼 섬긴다는 것은 리더의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을 섬김의 리더십으로 대함으로써 한반도 북핵 문제를 효과적으로 처리해나가고 있다. 여기서 섬김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상대를 치켜세우다.’, ‘공功을 상대에게 돌리다.’라고 말할 수 있겠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는 순간부터 헤어질 때까지의 모든 과정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런 말을 했다. “오늘의 이 상황을 만들어낸 우리 김정은 위원장의 용단에 대해서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이 상황은 당신 덕분이다’라는 의미를 내포한 표현으로 대화를 이끌어 갔다.
이러한 대화법 덕분이었을까?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도보 다리 공개 밀담을 포함한 특별한 상황이 종종 연출됐으며, “청와대에 오시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에 김정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초대해주시면 언제든지 청와대에 가겠다.”라는 이례적인 반응까지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상대를 치켜세우는 특유의 리더십으로 말이 안 통하는 문제아로 치부되었던 김정은 위원장과 성공적인 회담을 진행하였으며, 비핵화와 종전의 내용이 담긴 <판문점 선언>으로 그 정점을 찍었다.
2016년 11월 8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정치적 아웃사이더인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전 세계적인 이슈였다. 특히 우리나라는 최우방국인 미국에서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사실에 큰 걱정에 빠졌다. 미국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북한 문제가 크게 변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 이후 북미갈등은 점점 고조됐다. 그로 인해 우리나라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실제 전쟁이 날 경우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국가는 우리나라이기 때문이다.
도무지 타협점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은 문재인 대통령과 긴밀히 협의하며 한반도 문제의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다음 날인 4월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밤 9시 15분부터 10시 30분까지 1시간 15분 동안 통화를 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전화를 언제라도 최우선으로 받겠다.”라고 말할 정도로 우리나라와 함께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변화는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성사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통 큰 결단이 크게 기여했다는 데 남북 두 정상이 공감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사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통 큰 결단 덕분”이라고 말하며 그를 띄워주는 문재인 대통령의 섬김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청와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6월 12일에 치러지는 북미정상회담 장소를 판문점이 아닌 싱가포르로 정한 것에 대해 미안해하는 뉘앙스를 보였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섬김의 리더십은 북한 문제를 처리하는데 가장 중요한 인물인 트럼프 대통령을 확실한 우리 편으로 만들어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섬김의 리더십을 통해 북미 정상의 가교 역할을 하며 한반도 내 북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섬김의 리더십은 언제나 효과적일까? 그렇지는 않다.
섬김의 리더십 또한 다른 사람을 이끄는 방법 중 하나다. 내가 추구하는 목표에 따라, 상대에 따라 방법은 달라질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이를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할 때는 섬김의 리더십으로 대하지만, 아베 총리를 대할 때는 명확하고 단호한 태도를 보인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마음에서 우러난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죄가 피해자에 전달되고 수용되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한미일 군사동맹에 관해서는 “일본은 우리의 동맹이 아니다.”라고 아베 총리에게 직접 말할 정도이다.
섬김의 리더십은 매우 효과적인 리더십이다. 그러나 모든 상황과 사람에게 효과적인 리더십 방법론은 없다. 섬김의 리더십 또한 마찬가지다. 좋은 축구선수가 되려면 양발을 모두 사용할 줄 알아야 하는 것처럼,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선 문재인 대통령과 같이 부드러운 리더십과 강한 리더십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