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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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이 제게 “이번에 넷플릭스 결제하려고 하는데 재밌는 거 뭐 있어?”라고 물어보면, 저는 그중 하나로 <기묘한 이야기>를 추천합니다.
2016년 7월 15일에 처음 공개된 <기묘한 이야기>는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콘텐츠 중 하나입니다. 시즌1은 35일 만에 1,400만 계정, 시즌2는 3일 만에 1,500만 계정, 시즌3는 4일 만에 4,000만 계정 이상이 시청하는 역사를 써나가고 있죠.
그렇다면 <기묘한 이야기>는 어떻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 되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이에 대한 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마블 시리즈’는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마블 시리즈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각각의 점이 알고 보니 하나의 선으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히어로들의 개별 영화가 ‘어벤져스'라는 타이틀로 뭉쳐지는 개념을 넘어,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장면과 대사가 알고 보니 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죠. 그런 디테일을 발견하며 관중들은 쾌감을 느낍니다.
<기묘한 이야기> 또한 이와 같습니다. 아무 연관이 없어 보이는 것들이 결국에는 하나로 연결되는 장면들을 보며 시청자는 전율을 느낍니다. 단순한 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거대한 무언가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가 되는 것을 경험한 시청자는 매 순간 작품에 집중하게 됩니다.
<기묘한 이야기>가 다른 SF·스릴러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부분 중 하나는 극의 중심이 되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사람이 아이들이라는 겁니다.
일반적인 SF·스릴러 작품에서 아이는 그저 지켜줘야 할 약자에 불과합니다. 아이를 구하기 위해 주인공이 위험에 처하기도 하죠. 그러나 <기묘한 이야기>는 그런 클리셰를 뒤집어엎었습니다. 오히려 궁지에 몰린 어른을 아이들이 힘을 합쳐 구해내기도 합니다.
아이는 어른보다 약합니다. 아이가 어른을 구하는 것은 시청자에게 이질감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이질감을 해소하고자 <기묘한 이야기>의 아이들은 과학적 지식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묘사되며, 문제를 단순히 힘으로 해결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에 주인공인 ‘일레븐’은 강력한 초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설정들 덕분에 시청자들은 아이들이 어른들을 구하는 것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또한 아역 배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대한민국 청년들은 ‘해리 포터’와 함께 자란 세대입니다. 그들은 <해리 포터>를 보며 해리 포터와 함께 성장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곤 했죠.
<기묘한 이야기>는 아이들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기에 어른들에게는 그들의 성장을 보는 재미를, 또래에게는 그들과 함께 성장하는 재미를 느끼게 해줍니다.
정리하자면 <기묘한 이야기>가 사랑받는 이유는 탄탄한 스토리와 신선함입니다. 이는 ‘톨스토이’의 대표적인 서적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을 생각나게 하죠.
<기묘한 이야기> 시즌3의 마지막은 시즌4로 돌아올 것을 암시하듯 끝났습니다. 한 명의 팬으로서 <기묘한 이야기>를 계속 볼 수 있다는 것이 기쁘지만, 그렇다고 또 마냥 기쁘지만은 않습니다.
같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하우스 오브 카드>가 그랬고, 충격 그 자체였던 <트랜스포머>가 그랬듯 시즌이 넘어갈수록 평가가 안 좋아지는 경우를 우린 많이 봐왔습니다. ‘Rotten Tomatoes’로튼 토마토에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기묘한 이야기> 또한 시즌이 지날수록 신선도가 떨어지고 있죠.(링크)
그러나 모든 작품이 시즌이 지날수록 나쁜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세 번째 시리즈를 통해 완벽한 마무리를 했다고 생각한 <토이 스토리>는 네 번째 시리즈로 다시 큰 인기를 얻었으니까요.
언젠가 다시 돌아올 <기묘한 이야기>의 새로운 이야기는 여전히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요? <트랜스포머>가 아닌 <토이 스토리>가 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