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헨리 배 Henry Bae Jan 24. 2022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 배우는 인간관계

이 사람은 어떤 마음으로 내게 이런 편지를 보냈을까?

*본 글은 인필로스 in:philos에서 발행한 글입니다.(링크)


편지 써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도 편지를 써본 적이 있습니다. 대체로 상대는 당시 사귀던 사람이었죠. 여러분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편지를 쓰는 것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편지지와 펜을 책상 위에 두고 어떤 말을 써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곤 했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편지를 매개체로 시대를 뛰어넘는 대화를 나눕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나미야 잡화점의 점주 ‘나미야 유지’의 한 아이디어였죠.


아이들의 말장난으로 나미야 유지는 가게 앞 우편함에 고민이 적힌 편지를 넣으면, 그 고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편지로 답해주는 일종의 편지 상담을 합니다.


그런데 그런 나미야 유지에게 빈 편지가 오게 됩니다. 말 그대로 백지. 아무런 글이 적혀있지 않은 편지인 거죠.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셨을 것 같나요? 저는 그 편지에는 아무런 답을 적지 않았을 것 같은데, 나미야 유지는 이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이 편지를 보냈을까를 생각하며 편지를 작성합니다.



적극적 경청


‘경청’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아마 ‘상대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는 것’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정의는 약간은 모호하죠. ‘집중해서 듣는다는 건 이런 거야!’에 대한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경청의 레벨 중 가장 높은 레벨에 해당하는 경청은 ‘적극적 경청 Active Listening’입니다. 단순한 Text를 넘어 말의 Context를 읽는 경청이죠.


전 나미야 유지의 빈 편지를 대하는 태도가 바로 적극적 경청의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람은 어떤 마음으로 내게 이런 편지를 보냈을까?’하는 마음 말이죠.



적극적 경청은 쉽지 않다.


여러분은 상대와 대화할 때 상대가 어떤 마음으로 저런 말을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전 그렇게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러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사실 이런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상대의 말을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의 서브 텍스트까지 읽어내는 행위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도 하고, 인간이란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내 이야기를 하는 게 더 즐거운 동물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 나의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나미야 유지라는 인물이 소설 속에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도 이 때문이겠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은 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저는 여전히 나미야 유지라는 사람의 태도를 제 삶의 태도로 가져가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물론 더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내 이야기만 하는,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보다, 상대가 말을 할 때 상대의 이야기에 온전히 집중해서 상대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사람이 더 멋있어 보이거든요. 그렇지 않나요?

매거진의 이전글 때로는 귀를 막을 필요도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