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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심여행자 Aug 11. 2024

면식수행자의 계절이 가고 있다.

반갑다 여름아, 차가운 면의 전성시대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면식수행자는 정진할 준비를 한다. 서울은 냉면, 인천엔 쫄면, 강원도는 메밀면, 경북은 냉우동, 대구는 국수, 부산에선 밀면을 즐기는 차가운 면의 계절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아! 냉라면은 어디서든 즐길 수 있으니 빼도록 하자.

대구경북 중국집에서 날이 더워지면 등장하는 냉우동은 우동면이 아니라 쫄깃한 짬뽕면을 쓴다. 빨간 국물의 냉짬뽕과 달리 냉면과 비슷한 매운맛없는 육수가 사용된다. 배, 오이, 무에 삶은 계란을 올진다. 그리고 살얼음이 가득한 육수 아래 토마토를 넣는다. 대구에선 방울토마토를, 경북에선 커다란 토마토 조각을 넣는 경우가 많다.


중국집에서 토마토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당황스러움이란. 입안에 넣자마자 토마토가 과일이 아니라 채소임을 깨닫게 됐으며 시원한 육수와 조화는 맛있는 알리오 올리오를 처음 먹었을 때 느꼈던 기쁨 같았다.

대구경북에 와서 더운 날씨에 입맛이 녹아내린 면식 수행자라면 가까운 중국집에 들러 냉우동 한 그릇을 드시고 가시라. 든든하게 먹고 나면 더위도 저만치 물러 것이다.

냉우동도 쉽게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 세상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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