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날

오늘도 오이 부부는 그냥 좋다.

by 이기영

식탁 주변에 남편의 약봉지들이 널브러져 있다. 찌개도 놓아야 하고 반찬도 놓아야 할 자리가 점점 비좁아졌다.

남편에게 아침부터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했다.


"아니, 이 놈의 약봉지들 좀 저리 치워놔!"

"눈에 안 보이면 약 먹는 걸 자꾸 까먹는다 말이야."


남편의 말에 잠깐 수긍은 했지만 고혈압과 당뇨, 피부과등 하나, 둘 늘어나는 약봉지들이 마치 우리가 점점 노화되어 가 고 있다는 뜻으로 비쳤다.


"남편이 아니라 환자랑 사는 것 같아."

남편은 버럭 대며 말했다.

"내가 나 혼자 살았으면 이 약을 일일이 다
챙겨 먹겠니?
내가 너랑 사니까 꼬박꼬박 먹는 거야!!
너랑 오래 살고 싶어서!!!"




TIP

부부는 함께 있어 반짝 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