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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현중 Aug 10. 2021

진정성 있는 글

2021년 8월 9일 월요일

  브런치를 시작한 지도 한 달 가까이 되어가면서, 처음에 브런치 작가 신청을 넣었을 때의 생각을 떠올리게 되었다. 운 좋게도 나는 첫 시도만에 작가 신청에 성공했고, 하루에 글 한 편씩은 쓰자는 의도로 호기롭게 브런치를 시작했다. 그러나 하루에 한 편 글 쓰기는 쉽지 않아, 억지로 글을 쓰다 보니 글의 맥락을 놓치는 경우도 생겼고, 별 의미 없는 글도 시간에 쫓겨 써 내려가는 일들이 생겨났다. 그렇게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이 하나 둘 쌓이기 시작하자, 조금씩 내 마음에도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이게 정말 내가 브런치를 시작할 때 원했던 글인가?"

  며칠간 내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말할 곳이 없는 말들을 백지라는 공간 안에 채워가기 위함이었고, 말하기에 버거운 것들을 글을 통해서 내려놓기 위함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보니, 지금까지 내가 써왔던 글들은 그저 껍데기뿐인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내 약속을 지키기 위한 껍데기뿐인 글. 그것이 지금까지 내가 써왔던 글들의 정체였다. 아무리 문장력이 좋고, 문체가 아름답다고 한들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바가 희미하다면 그 글은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내 글들이 바로 그런 글이었다. 이런 글들은, 내가 브런치를 시작하며 바랬던 글들이 아니었다.  


"나는 진정성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조금 생각을 바꿔보기로 했다. 이제껏 하지 않았던 퇴고라는 과정을 거쳐보기로 했다. 시간에 쫓겨서 급히 쓴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을 발행하기보다, 이틀, 삼일 정도 내 글을 정독하는 시간을 여러 번 가지며 내가 글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명확히 할 수 있게 된 글들을 발행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매일 한 편의 의미 없는 글보다, 일주일에 한 편이라도 진정성 있는 글, 뜻이 있는 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한 글을 쓰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브런치를 시작했고, 그런 글을 쓰기에는 하루가 너무 짧았다. 조금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틀이나 3일에 한 편 정도의 글을 쓸 예정이다. 


"죄송합니다"

  혹시 그동안 내 글을 읽으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삶을 살아가게 된 사람이 있다면,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 동시에 사과의 말도 전해드리고 싶다. 그 글이 내가 진지한 마음가짐으로 임했던 글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시간에 쫓겨서 써 내려간 글이라면, 그것은 나의 기만이고, 작가의 잘못이다.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쓴 글인지는 글을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한 편 한 편의 글에 내 진심을 담은 진정성 있는 글을 쓰겠다고 약속하겠다. 내가 진심을 다해서 쓴 글이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게 되는 날까지.



오늘의 내 글은 진정성 있는 글이었는지 고민해보며 하루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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