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24일 일요일
우연히 내가 전에 끄적여놓은 글을 읽어 보았다. 비록 몇년 전의 나였지만, 그때는 믿음이 있었고,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비전도 명확했었다. 그래서인지 매일 저녁 나를 성찰하며 글을 썼었다. 그래서인지 난 지금보다 그때의 내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어느새부턴가 난 매일 하던 성찰을 그만두었고, 그렇게 하루하루 날 방치해나갔다. 그때부터 시간이 빠르게 흐르기 시작한 것 같다. 의미없이 지나가던 시간을 보면서, 난 점점 내가 나태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날 방치하니, 난 나태해지고 있었다.
매일 밤, 오늘 하루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돌아보고, 그 결과 알아낸 것들 중 말하지 못하는 것들을 기록하는 일. 그래서 매일 하루가 의미 있고, 나에게 성장의 발판이 되어 주길 바라는 일. 그것 때문에 브런치를 시작했던 거였다. 깨달음이 있으면 기록하고, 내일의 나에게 격려와 의무를 쥐어주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오랜만에 들어와 본 브런치의 알림은 날 거의 300일동안 방치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 시간이 내게는 어떤 의미었는지, 기억하지 못하겠다. 그 시간동안 기록한 것들이 없으니 말이다.
날 성찰하는 게 한때는 내 취미였고, 일상이었다. 중학교 3학년 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그러나 언젠가부터 난 내 자신을 자연스럽게 방치해버렸고, 그와 함께 브런치도 잠겨버렸다. 이제 거의 1년 가까이 된 지금, 다시 성찰을 시작한다고 해서 내가 잃어버린 1년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래도 한번 시도해보아야겠다. 다시 시간을 느리게 가는 경험을 즐겨보고 싶다. 매일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 어쩌면 매일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조금은, 그래도 바뀌고 싶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지 다짐하며 오늘 하루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