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현중 Jun 26. 2022

성취감과 삶의 이유

2022년 6월 3주

  이번 주 화요일, 대한민국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 하나 있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12년에 걸친 도전 끝에 발사에 성공한 사건이었다. 처음 그 상황을 생중계로 지켜봤을 땐, 대한민국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사건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허무한 느낌이었다. 로켓이 날아가고 나서 카메라에 잡히지 않게 된 후에는 딱히 시각적으로 내게 와닿는 결과가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누리호 발사에 대한 내 기대는 차츰 식어갔다. 

  그런데 이번 주 금요일, 우연히 누리호 1차 발사 당시 책임자의 발표 영상을 접하게 되었다. 그 책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번 발사는 성공해가는 과정이지, 성공 또는 실패라고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 발사 후 연구실에서 기뻐하며 서로 안고 있는 연구원들의 모습을 보았다. 그 순간 설명할 수 없는 벅차오름이 느껴지면서 소름이 돋았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건 그들의 성취감에 대한 동경이었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오랜 시간이 걸려 풀어냈을 때, 탐구 결과 원하던 가설과 일치하는 결과가 나왔을 때, 우리는 성취감을 느낀다. 하지만 열심히 시험공부를 해서 100점을 받았을 때 느끼는 기분만이 성취감은 아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무언가를 얻어냈다면, 우리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그냥 수학 문제를 10분 동안 열심히 고민해서 풀었을 때 느끼는 기분이 성취감이다. 우린 그런 사소한 것에서도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12년에 걸쳐 문제를 풀어낸 그들의 성취감은 어떠했을까. 난 그들이 느꼈을 성취감의 크기를 감당할 수 없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로켓 하나를 하늘로 쏘아 올리기 위해 얼마나 많이 노력했을까. 어쩌면 난 그들의 성취감을 동경하며 젼율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즉, 내가 느꼈던 전율은 나도 언젠가 그들과 같은 성취감을 느껴보고 싶다는 기대와 희망에 대한 동경이었다.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 X의 로켓 시험 발사가 성공한 후 이런 말을 했다. "삶을 살아가는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바로 이런 게 제가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아마 누리호 연구진들은, 그날 삶을 살아가야 할 이유를 하나 더 찾았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들이 삶을 살아가는 이유조차 내게는 동경의 대상인 것일까.



내가 삶을 살아가야 할 이유는 무엇일지 고민하며 일주일을 마친다.

매거진의 이전글 누구에게나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