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현중 Jul 17. 2022

기울어진

2022년 7월 2주

기울어진 가로수 

  버스를 타고 가다 창 밖으로 한 가로수가 눈에 띄었다. 다른 가로수들과는 달리 한쪽으로 기울어져 자라고 있었다. 쓰러질 것처럼 보이지만 절대 쓰러지지 않을 것 같았고, 옆에서 힘껏 밀어도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아 보였다. 기울어진 가로수는, 오히려 굳건했다.


  기울어졌다고 해서 나무가 쓰러지는 것은 아니지만, 남들이 보기에 넘어질 것 처럼 보일 수는 있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그 가로수는 자신이 쓰러지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난 내가 쓰러지지 않는다고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울어진 삶

  내 삶도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조금 기울어져 있을지 모른다. 내가 다른 사람들의 삶을 볼 때도 어느 정도 기울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삶이 기울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 실제로 쓰러지는 사람은 별로 없다.


  가로수가 기울어진 상태로 자라났듯이, 사람들도 기울어진 상태로 자라날 수 있다. 어쩌다 한 번의 큰 실수를 통해 인생이 한쪽으로 기울어졌을지라도, 인생은 무너지지 않는다. 그대로 자라날 수 있고, 그래도 꽃을 피울 수 있다.



내 삶이 기울어졌더라도 무너지지는 않는다고 믿으며 일주일을 마친다.

  


Photo by Charles Etoroma on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성취감과 삶의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